‘민선7기 8부 능선’ 李 광주시장, 리더십 변화 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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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8부 능선’ 李 광주시장, 리더십 변화 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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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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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담회 자청해 인공지능 분산화 비판, 어등산 최후통첩
중앙공원·금호타이어·복합쇼핑물 등 민감 현안 수면위로

 

[광주타임즈] 지난 9일 광주시청 5층 기자실. 차담회를 자처한 이용섭 시장이 인공지능(AI) 거점 분산을 골자로 한 ‘디지털 뉴딜 2.0’ 정부 구상안에 대해 작심한 듯 공개 비판했다.

국가균형발전 계획의 하나로 10년간 1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광주시 AI 집적단지 조성계획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AI 분산전략’에 대해 이 시장은 “정부가 바뀐 것도 아닌데, 분산화하면 씨를 뿌릴 수도,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하계휴가 중에는 관련 부처 장관을 직접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같은 날, 그는 또 다른 핫 이슈인 중앙공원 1지구 특례사업에 대해 “일이나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더딘 행정’을 질타한 뒤 도시계획 심의가 번번이 보류된 데 대해선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작심성 발언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전 부지를 둘러싼 논란의 한 가운데서 “관내 이전이 최선이지만 땅값 등 여러 사정상 빛그린산단 내 함평지역으로 이전을 원한다는 사업자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관내 이전’ 대원칙을 접고, ‘전남 이전도 수용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발언 이후 광주공장 이전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현안 가닥잡기’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16년째 표류 중인 어등산개발사업과 관련해선 우선협상대상자 측에 사업권 반납을 포함한 “대승적 결단”을 최후통첩했고, 반 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선 ‘광주 공약’의 3대 키워드로 군공항, 인공지능, 달빛내륙철도를 제시했다.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에는 삼고초려 끝에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내정했다.

더위가 한 풀 꺾인, 처서(處暑)인 지난 23일에는 민감 이슈인 복합쇼핑몰 문제를 꺼내들었다. “소상공인 생존권과 지역 상권 보호, 시민 쇼핑 편의와 도시경쟁력 제고라는 상충된 과제들을 잘 조화시켜 상생 방안을 정교하게 깊이있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모기장을 치고 문은 여는’ 은유적 해법으로, 그동안 언급조차 꺼렸던 예민한 현안을, 임기 말 리스크를 딛고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8부 넘어 9부 능선을 향하고 있는 민선7기. 2전3기 끝에 취임한 이 시장이 임기말 리더십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캠프 인사를 발탁하던 초창기 인사스타일도 전문가 등용으로 바뀌고, 유튜브 제작에도 직접 나섰다.

평가는 다양하다. “임기말임에도 내년 양대 선거에 좌고우면 않고, 정면돌파하려는 특유의 뚝심이 엿보인다”, “조직적 이기주의와 근시안적 배타주의에 흔들리지 않고,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이 없도록 적기에 중심과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일자리 경제시장’을 자임했던 이 시장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 가도에 얽히고 설킨 현안 교통정리에 나선 것 아니겠냐”는 정무적 의견도 적지 않다.

또 “정의로운 번영, 함께 나누는 풍요를 실현하겠다”던 약속이 시정 안팎의 크고 작은 시련과 코로나19로 예기찮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급함 역시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부작침(磨斧作針), 중석몰촉(中石沒鏃), 우공이산(愚公移山), 응변창신(應變創新), 임중도원(任重道遠) 등 여러 사자성어를 들어 좌절과 시련을 딛고 ‘놀라운 결과’를 주문했던 이 시장과 민선 7시 시정이 피할 수 없는 중대 시험대에 오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도시철도 2호선과 광주형 일자리로 돌파 행정을 보인 뒤 임기 중반 협치에 방점을 찍은 데 이어 임기말 다시 ‘강한 리더십’을 꺼내든 이 시장. 변속 후 가속페달을 밟을 지, 잦은 지·정체로 ‘공수(空手) 행정’에 그칠 지, 남은 임기 9개월이 시민과 시장 모두에게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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