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한번 요청 못하고”…이태원 희생자 빈소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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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한번 요청 못하고”…이태원 희생자 빈소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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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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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들 “최소한의 안전장치 갖췄어야”
주소 등록·연고 기준 사망자 광주 7명·전남 3명
3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 모 장례식장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돼있다. /뉴시스
3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우산동 모 장례식장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돼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마스크 해제 이후 3년 만의 첫 대규모 축제인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됐어야죠. 이게 말이 됩니까.”   

지난달 31일 서울 이태원 핼러윈축제를 함께 찾았다가 숨진 광주 출신 A(24·여)씨와 단짝 B(24·여)씨의 빈소가 마련된 광주 광산구의 장례식장.

광주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인 이들은 함께 경기도 지역 대학교도 진학하며 인생의 절반을 함께 보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설레는 마음으로 이태원을 찾았다가 구름 인파 속에서 꿈에도조차 생각치 못한 참변을 당했다. 

유족들은 헤아릴 수 없는 충격과 함께 분통을 터트렸다. A씨의 아버지는 “핼러윈 축제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인데다 좁은 골목들이 위치한 이태원의 경우 사람들이 밀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게다가 코로나 방역조치가 전면 완화되고 마스크 조치도 해제됐다면 축제 분위기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고, 사고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상식적으로도 최소한의 장치는 갖춰 놓아야 했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족은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며 이런 참사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피해자 B씨의 아버지는 “사고 당일 저녁뉴스에서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앞만 보고 가는 이태원 화면을 봤다”며 “그렇지 않아도 딸이 서울 살아서 ‘저기 가면 안 될 텐데’하며 조마조마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고 회상했다.

B씨의 또 다른 유족은 “뒤에서 밀고 누르니 휴대전화로 도움 한 번 요청하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인사 한 번 전하지 못한 채 머나 먼 길을 떠나고야 말았다”며 “또 다시 이런 안전불감증에 따른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된다. 각 기관과 사회가 이제라도 안전대책을 세워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일어난 압사 참사와 관련해 광주·전남 지역민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광주시·전남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10명이 광주·전남과 연관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들은 광주·전남에 거주하고 있거나 유족 등이 연고를 두고 있어 빈소를 차린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에 주민등록을 했거나 빈소가 차려진 사망자 7명은 A(26)·B(24·여)·C(24·여)·D(29)·E(46)·F(43)·G(28·여)씨다.

광주 서구 주민인 A씨는 지역 모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됐다. 같은 고등학교 출신 단짝이자, 나란히 서울에 취업한 B·C씨는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차례로 안치됐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을 구해 3개월차 신입사원이었던 D씨의 빈소는 모교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광주 남구에 홀로 살던 E씨는 유족 협의를 거쳐 대전에서 장례를 치른다.가장 뒤늦게 빈소가 정해진 F씨는 이날 오후 중 고향에 사는 부모 곁으로 돌아온다. 빈소는 광주 광산구 모 장례식장이다.

늦깎이 간호사 꿈을 이뤘던 G씨는 뇌사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만 하루 치료를 받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주소 등록지는 목포시지만 광주에 사는 어머니의 의사에 따라 북구 용전동 모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다.

전남과 연관이 있는 사망자는 H(28·여)·I(19·여)·J(26·여)씨 등 3명으로 잠정 확인됐다.

학교 동문인 G씨와 사고 당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H씨는 현재 주소 등록지가 목포다. 다만 빈소는 유족 연고가 있는 부산에 차려진다.

I씨는 서울 강남의 한 미용실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와 함께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I씨는 고향인 장성의 한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J씨는 현재 주소 등록지가 인천이나 부모가 사는 목포에서 장례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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