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장기화’ 비상…광주, 30년 만에 제한급수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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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장기화’ 비상…광주, 30년 만에 제한급수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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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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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호·주암호 저수율 3개월 내리 ‘심각’ 단계
빗물 활용·영산강물 끌어다쓰기 등 묘책 강구
양변기 페트병 담기 등 물아껴쓰기 운동 절실
광주 동구 선교동 선교저수지 바닥에 폐타이어가 드러나있다. /뉴시스
광주 동구 선교동 선교저수지 바닥에 폐타이어가 드러나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기후 변화로 광주시 식수원 공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봄부터 이어진 가뭄이 늦가을까지 장기화되면서 주요 식수원인 동복호와 주암호의 저수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30년 만의 제한급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비가 오더라도 저수율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행정적 노력과 함께 가뭄 극복을 위한 물아껴쓰기 시민운동이 절실한 실정이다.

 

■ 동복호·주암호 저수율, 30% 간당간당…3개월째 ‘심각’

1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와 국가가뭄 정보포털 등에 따르면 광주 시민들의 식수원인 동복호의 저수율은 32.4%에 그치고 있다.

저수용량은 3095만t. 하루 취수량(22만1000㎥)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140일 정도만 물 공급이 가능한 실정이다. 가뭄이 지속된다면 내년 3월 이후에는 물 공급이 끊길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동복호 저수율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직후인 지난 9월14일 45.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달 6일 결국 40% 미만으로 내려 앉았고, 한달 새 30%대 마저 위협받고 있다.

주암호도 1억4900만㎥으로, 저수율 32.8%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암호 역시 수돗물 공급 가능일수가 200일 미만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마른 장마와 마른 태풍으로 두 곳 모두 저수율이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상태로, 가뭄 위기관리단계가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심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겨울가뭄까지 지속될 경우 격일제 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 156일 동안 제한급수가 실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제한급수가 이뤄진 적이 없다. 지난 2009년 동복호와 주암호 저수율이 10% 중반까지 급감하며 제한급수가 검토된 적이 있긴 하나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 빗물 활용·영산강 끌어쓰기 등 묘책 강구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광주시는 가능한 모든 묘책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수돗물 소비량이 월 1만t 이상인 다량급수처를 대상으로 물 절약 실적을 집중관리하고, 각 자치구와 손잡고 노후수도 계량기를 교체하고 꼼꼼한 누수탐사를 통해 땅으로 스며드는 수돗물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지하수 개발에 나서는 한편 빗물저금통 등 자연 물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투수블록 포장과 빗물을 모아뒀다가 방류하는 우수저류시설, 식생 수로, 옥상녹화 등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중장기 대책으로 상수원 원수 추가 확보와 광주시 지하수 관리계획 수립 등이 행정적 대책으로 제시했다.

특히, 필요할 경우 영산강 하천수 뿐 아니라 장성댐과 담양댐 용수까지 끌어다가 상수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최악의 가뭄은 국가재난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3급수인 영산강 하천수를 광주 용연정수장으로 끌어올려 고도정수 처리를 거쳐 생활용수로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동복호와 주암호와 비교해 수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장성댐과 담양댐의 용수를 사용하는 방안도 장기적 대안으로 잡고,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와 협의를 진행중이다.

한편 광주시의회 최지현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구1)은 지난달 시정질문을 통해 “기후변화로 이젠 계절관계없이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수자원 관리는 국가, 정부 중심으로 이뤄져 지역형 대책이 미흡하고 수자원 통합 활용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공업용수 등 물 수급과 수자원관리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시급하다”고도 밝혔다.

강기정 시장도 답변을 통해 “가뭄 뿐만 아니라 폭염, 폭우 등 대재앙에 대비한 다각적인 단기, 중장기 대책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 “절수가 답” 양변기 페트병·몰아서 세탁·샤워 줄이기 등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역 내 가뭄이 참으로 심각하다”고 판단, 행정 차원의 다양한 물관리 대책과 함께 시민들의 수돗물 아껴쓰기 운동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5개 자치구와 협업해 시민들에게 가뭄의 심각성을 알리고, 각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물 절약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우선, 화장실에서는 양변기 수조에 물을 채운 페트병을 넣어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양변기 물 사용량은 하루 평균 255ℓ에 이른다. 욕실 수도꼭지도 생활 속 절수처다. 1초에 세 방울이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낭비되는 양이 100ℓ, 1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36t에 달한다.

주방에서는 설거지통을 이용할 경우 1분 동안 물사용량을 100ℓ에서 20ℓ로 줄일 수 있고, 적절한 용량의 식기세척기 사용과 설거지 전 미리 휴지로 닦는 습관도 절수에 큰 도움이 된다.

빨래는 한 번에 모아서 할 경우 물 사용량을 20∼30% 아낄 수 있고, 세탁물의 양에 따라 수위를 선택하고, 적절한 용량의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도 물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정삼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동복호와 주암호의 저수율이 평균치를 회복하기도 매우 버거운 상황”이라며 “작은 노력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절수운동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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