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역일당, 고무줄 잣대”
상태바
“노역일당, 고무줄 잣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09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사위, 대법원 황제노역 대응태도 질타
[정치=광주타임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의원이 9일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황제노역 관련 대법원의 개선책과 대응태도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지난해 10월29일 서울고법 국정감사 때 허재호 회장 관련 질의했고 모 법원장도 노역장 유치와 환형유치 제도의 형평성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했는데 이제야 개선안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으니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각급 법원에 맡기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양형 문제는 국민의 신체의 자유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실제법적 효력을 갖고 있는데 이를 향판들이 다수 배치된 각급 법원에 맡기면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학용 의원도 “환형유치제도는 쉽지는 않은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원칙 없이 이뤄진 것이다. 일당 5억원 노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일당 5억원은 차치하고 일반 노역장 일당이 10만원인데 이건희 회장은 1억1000만원, 김승연 회장은 500만원, 이재현 회장은 1억원 등 판결을 할 때마다 들쭉날쭉하다”며 “고무줄 잣대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비난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원들도 황제노역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절대적인 향판 숫자가 적은 광주고법에서 문제가 불거졌지만 대구는 향판이 절반에 육박한다”며 “파산부나 영장 등 문제가 다른 지역에선 더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 문제를 들여다볼 용기가 사법부에 있냐”며 “ 대법원의 향판제 개선 방안을 보면 이 문제는 언젠가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제도를 손 보고 싶은 의지가 없다는 것을 자료에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서영교 의원도 “선박왕 권혁 회장의 하루 노역 일당은 3억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일당이 3만원”이라며 “지금에 와서 이슈가 되자 마치 향판 개인에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면 법원은 제대로 개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도 “이번 황제노역 사태에 대법원이 개선책을 내놨는데 기존보다는 진보한 안이지만 근본적인 제도 개선안은 되지 않는다.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며 “법을 개정해서라도 근본 문제를 고쳐야 하는데 법 개정을 전제하지 않는 것만 내놓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대법원 개선안대로라면 일당 2540만원으로 현실화되고 유치기간이 900~1000일이 된다. 그러면 허재호 회장 사건은 해결될 수 있을지 몰라도 벌금 1000억원 이상이 되면 문제”라며 “벌금 5000억원이 선고되면 일당 5억짜리가 여전히 나온다. 황제노역 아니라도 귀족노역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