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짜리 광주 문학관, 개관 코앞 누수피해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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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짜리 광주 문학관, 개관 코앞 누수피해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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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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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51㎜ 폭우에 우수관 넘침·빗물 유입
시공사 부도에 책임 소재 감리·설계사무소로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개관 일정 예정대로”
12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각화동 신축 광주문학관 본관 1층 바닥에 지난 11일 내린 폭우로 인한 누수 피해 흔적이 남아있다. /뉴시스
12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각화동 신축 광주문학관 본관 1층 바닥에 지난 11일 내린 폭우로 인한 누수 피해 흔적이 남아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광주시가 170억 원을 들여 지은 광주 지역 최초 공립문학관인 ‘광주문학관’이 개관을 코앞에 두고 하자와 누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처리 용량을 감당하지 못한 우수관이 빗물을 토해 내며 건물 곳곳이 침수된 가운데 설계사무소와 감리업체가 “일부 하자가 있다”고 시인해 부실공사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3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북구 각화동 시화문화마을에 건립중인 광주문학관이 착공 2년 만인 올해 하반기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170억 원을 투입해 지상 4층, 연면적 2500㎡ 규모로 지어진 문학관에서는 현재 마무리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광주에 시간당 51.7㎜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문학관 내부에 빗물이 줄줄 새는 등 시공·설계 과정상 하자가 드러났다.

폭우 당시 문학관은 2층 테라스를 중심으로 누수 피해를 입었다. 2층 테라스에 직각으로 설치된 우수관에서 빗물이 역류하면서 테라스 목재 바닥이 부풀어 오르고 2층 일부 공간까지 빗물이 넘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졌다.

또 마감이 덜된 2층 일부 창문 사이로 빗물이 새어 들어오면서 1층까지 흘러 내렸고, 마당에 깔린 흡수 타일이 빗물을 모두 빨아들이지 못해 일부 빗물이 1층 회랑으로 밀려 들어오기도 했다.

빗물이 들이 닥쳐 고였다가 마른 흔적은 하루가 지난 12일 오후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2층 천장 타일 이음매 부분에서도 빗물이 흘렀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 업체는 긴급 보수작업에 나서 하자가 드러난 지점들을 찾아 서둘러 보수작업을 마쳤다. 장마가 지난 뒤에는 마감이 부실한 창문들을 대상으로 실리콘을 이용한 보수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발주처인 광주시 종합건설본부는 부랴부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종건은 하자보고서 등을 통해 2층 바닥재가 빗물로 인해 부푼 점, 테라스에 설치된 우수관이 역류한 점, 천장 마감재에서 누수가 발생한 점 등을 확인했다. 우수관의 빗물 용량에 대한 계산 과정과 우수관이 테라스쪽 옥상에 집중 설치된 경위 등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

하자에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시공사에 묻는 게 원칙이나, 최근 시공사가 부도 처리된 탓에 책임을 물을 곳이 마땅치 않다. 

종건은 시공사가 부도 이전 건설공제조합에 하자보수와 관련된 보증을 든 사실을 확인하고 건설공제조합에 보수비용 지불을 요청할 방침이다.

하자 책임은 감리단과 설계사무소로 향하고 있다. 종건은 우수량 계산에 오류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설계사무소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감리자에게는 우수관 설치 과정에서 이렇다할 지적이 없었던 점에 따져물을 계획이다. 다만 “심각한 재시공이 필요한 부분은 없다고 판단, 개관 일정이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건 관계자는 “우수관의 경우 설계대로 설치된 건 확인됐으나 폭우에 적절하게 대비했는지, 그렇지 못했는지는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설계사무소와 감리자가 일부 하자를 시인했다. 또 다른 하자 여부도 밝힐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광주에만 문학관이 없다’는 지역 문학인들의 요구에 따라 2019년부터 광주문학관 건립 논의를 시작해 2021년 첫 삽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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