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장들 “우리는 바지사장…배후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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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장들 “우리는 바지사장…배후는 따로 있다”
  • /유우현 기자
  • 승인 2023.09.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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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부상자·공로자회장, 보조금 횡령 의혹에 기자회견
“전 사업단장 A씨가 보조금·후원금 횡령했다” 의혹 제기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사진 왼쪽)과 정성국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뉴시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사진 왼쪽)과 정성국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 /뉴시스

 

[광주타임즈]유우현 기자=국가보훈부 지원 보조금 횡령으로 내부 고소 등 내홍을 겪는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 회장이 13일 “특정회원 A씨에 의해 단체가 운영됐고 우리는 바지 사장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자정쯤 긴급하게 잡힌 일정으로 얼마 전 불거진 5·18단체의 횡령 의혹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 정성국 5·18 공로자회 회장은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 부상자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5·18 단체가 공법단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A씨가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등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공법단체는 A씨의 경제력을 동원해 세워졌다. 이후 A씨가 단체들의 뒤에서 모든 업무에 관여했다”며 “회장들은 이 과정에서 바지사장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A씨는 자신의 뜻대로 단체가 운영되지 않으면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모든 서류를 자신이 봐야했고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들은 지난해 5월 제정된 관련 법률에 의해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있다. 보훈처에 승인을 받아 수익사업도 가능하다.

황 회장에 따르면 A씨는 또 다른 임원진인 부상자회 사무총장 B씨와 공로자회 중앙회 조직국장 C씨 등과 함께 지난해 3월부터 단체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국가보훈처에서 공법3단체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가족 명의 개인통장을 이용해 횡령하고, 지인의 자녀를 직원으로 채용한 것처럼 꾸민 뒤 급여를 지급해 국가 보조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A씨가 이처럼 자유롭게 범죄 행각을 벌인 데에는 그가 ‘돈이 많다’는 이유로 단체의 실세로 군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과거 전과 이력때문에 직접적으로 회장직에는 나설 수가 없는데 집안에 돈이 많기 때문에 직업이 없거나 일정한 수입이 없는 단체 회원들을 회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황일봉 회장은 A씨가 최근 자신을 부상자회 회장직에서 내려오게 하기 위해 지인들과 무리하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 회장단이 A씨의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하고 불이익을 주려고 하니 갑작스레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과 함께 징계위원회를 꾸려 저를 끌어 내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제라도 5·18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암 덩어리라고 여겨지는 A씨를 제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과 유공자들에게 부끄럽고 죄송하다.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관계에 대해 조만간 밝혀질 것”이라며 사퇴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단체 회장의 주장에 대해 A씨는 “비영리사업에 대해서는 회원들과 참여한 적은 있으나 영리사업에 대해서는 관여한 바가 없다”며 “공법 단체의 회장들이 바지 사장이라는 말은 사실무근이다”고 말했다.

또 “횡령 의혹 등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며 “무고 등 강력하게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는 5·18 부상자회·공로자회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이를 횡령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내부 고소가 잇따르며 내홍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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