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에 현장 의료진 “이대로는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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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에 현장 의료진 “이대로는 위태롭다”
  • /뉴시스·양선옥 기자
  • 승인 2024.02.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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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급 수술 일정 최소화. 경증 환자 조기 퇴원·전원 조치 등
전문의 2명이 응급실 상주…‘업무 과부하 불가피’ 피로도 커
의료보조인력 범위·권한 밖 일 떠안아…문제 생길까 걱정 커
전공의 집단 행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입원 환자가 전원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 집단 행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입원 환자가 전원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뉴시스·양선옥 기자=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광주·전남 각급병원 전공의 300여 명이 이틀째 이탈하면서 일선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에서는 본·분원을 통틀어 근무 중인 전공의 319명 중 207명이 전날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업무 복귀 명령에도 이날 오전까지 대다수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조선대병원에서는 전체 전공의 142명 가운데 107명이 근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직서를 내지 않고 전날 무단 결근했던 전공의 2명은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2차 의료기관인 광주기독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39명 가운데 31명도 이틀 째 결근 중이다.

전공의 이탈 현실화에 각급 병원들은 기존 인력으로 공백을 메우고자 비상 진료 체계를 구축했다. 전문의·전임의, 진료 보조 간호사(PA) 등이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 병원마다 비응급 수술 일정 최소화, 경증 환자 조기 퇴원 또는 전원 조치, 진료 접수 선별 등을 통해 업무는 줄였지만, 일선에선 혼선이 여전하다.
한 종합병원 응급실은 전공의 대신 전문의 2명이 상주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로도가 커지면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한 실정으로 알려졌다.

일선 간호사 등 의료보조인력이 업무 범위·권한 밖의 일을 떠안아야 하는 일도 비일지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응급실 간호사는 “전공의 휴진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현장에선 지금도 위태롭다. 권한 범위 밖의 약제 처방 등을 의사 대신 떠맡는 인력도 있다. 이미 근무 시간 등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할 수 없는 구조라서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지치고 힘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병원 근무자는 “수술을 비응급 환자 위주로 많이 줄이고 병상 가동률도 다소 떨어졌다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는 곳이 병원이다. 환자 생명과 직결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과 불안이 크다”면서 “비응급 환자를 종합병원, 동네병원 등지로 보내면서 각급 의료기관 모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병원 내 보건의료인력들도 숱하게 파업 등 투쟁을 해왔지만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분야 만큼은 최소 인력을 남겨뒀었다. 국민 건강권 만큼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투쟁의 당위나 명분에 대한 최소한의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기도 했다”면서 전공의 집단 행동을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현장을 떠나면 국민의 건강권은 안중에 없다는 이야기 밖에 안 된다. 이미 병원에서는 부족한 의사가 해야할 일을 다른 진료 보조 인력들이 떠안는 실정이다. 의사단체의 주장은 그 자체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무복귀를 하지 않은 전남대병원 본원 소속 전공의 103명과 조선대병원 소속 전공의 107명에겐 업무개시명령에 이은 불이행 확인서가 발부됐다.

보건복지부는 업무 복귀가 이뤄지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 불이행 확인서 증명을 토대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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