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급감 피해’…나주 멜론 농가 “30년 만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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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급감 피해’…나주 멜론 농가 “30년 만 처음”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4.02.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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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딸기 시설하우스 피해 커…보리·밀·양파·마늘도 피해
최명수 도의원 “연일 내리는 비로 농작물 피해…대책 절실”
조량 부족 현상이 두 달가량 이어지면서 나주 세지면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멜론이 싱그러운 녹색 빛을 잃은 채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다. 			  /뉴시스
조량 부족 현상이 두 달가량 이어지면서 나주 세지면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멜론이 싱그러운 녹색 빛을 잃은 채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박수현 기자= “멜론 시설하우스 농사를 시작한지 30년이 지났지만 두 달 이상 비가 이어지고 갑작스럽게 줄어진 일조량 때문에 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입니다.”

국내 최대의 겨울 멜론 생산지인 나주지역 농가들이 흐른 날씨 지속에 일조량 부족으로 수확량이 반토막 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전남도의회 최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나주2)이 제공한 기상청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나주, 영광 등 주요 5개 시·군의 평균 일조시간은 평년 167시간 대비 22.7% 감소한 129시간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일조량은 평년보다 최대 33% 감소한 104시간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특히 나주지역의 경우 멜론(70㏊) 생육기인 12월 일조시간은 125시간으로 전년(167시간)보다 25% 줄어 수정·착과·과실비대 불량으로 특품 출하량이 전년보다 70%나 줄고 전체 출하량도 1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하우스 재배 딸기도 일조량 부족으로 생육과 열매 성숙이 늦어지는 생리장해가 발생하고, 잿빛곰팡이병 등 발생으로 추후 확산 방지를 위한 방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명수 의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현재까지 계속 비가 내리는 이상기후로 전남지역 시설하우스 농가 대부분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조속히 농작물 피해를 덜어줄 방안을 찾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오 나주 세지멜론연합회 회장은 “멜론 농사 30년에 갑작스럽게 햇볕이 사라지는 현상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수확량 급감에 이어 정상품이 나와야 하는데 60~70%가 비품으로 등급이 판정돼 빚만 늘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조량이 부족하다 보니 시설하우스 난방에 드는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하우스 1동당 전기 온풍기 6대씩, 총 3동에 18대를 가동하는데 드는 연간 전기료는 약 3000여만원에 달한다.

시설하우스 멜론 농사는 7~9월 3개월 휴지기를 뺀 9개월간 2.5기작을 한다. 난방은 10월부터 4월까지 이어지며 생육기는 18도, 과실이 커지는 비육기는 23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멜론 외에도 보리, 밀, 양파, 마늘 사료 작물 생육 피해도 관찰되고 있다”며 “일조량 감소로 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전남지역에선 지난 18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25일까지 8일간 지속됨에 따라 일조시간은 더욱 감소해 농작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조량 감소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를 농업재해로 인정해 시설 농작물 등에 대한 피해조사에 나서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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