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선거' 에 교육감 후보들 "홍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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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선거' 에 교육감 후보들 "홍보 어떡하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5.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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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로고송-율동 없는’ 이름 알리기 전략 고심
사라진 선거 특수에 업체들 '울상'
[사회=광주타임즈] 정재춘 기자 = 광주·전남 교육감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애도분위기로 전에 없이 조용한 선거운동이 이어지면서 후보들도, 업체도 속을 태우고 있다.

로고송이나 흥겨운 율동이 사라져 후보자들은 정책은 고사하고 이름 알리기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세 차량 제작업체와 연설학원 등도 특수 실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1일 각 후보 진영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기간(5월22일∼6월3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캠프마다 13일간의 본격적인 선거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메시지 등은 기본이고 톡톡 튀는 선전도구에도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선거운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로고송과 율동, 쩌렁쩌렁한 거리 유세가 애도 분위기에 밀려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여 캠프 관계자들이 대안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A 후보 측 관계자는 "로고송과 율동은 후보자들 모두 어려워하는 상황"이라며 "유세 차량도 돌리긴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막 등을 통해 공약을 알리는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교육감 선거에서는 최대 9대까지 유세 차량을 사용할 수 있지만, A 후보 캠프에서는 4∼5대만 임대해 거점별로 차분한 거리유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이를 '침묵의 선거운동'으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역대 선거와도 달리 이번 선거는 전혀 다른 전략이 필요해 캠프마다 두뇌 싸움 중"이라고 전했다.

B 후보 측 관계자도 "정당이 개입하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와는 달리 교육감선거는 학생들이 중요하고 특히 세월호 피해자가 대부분 학생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민 중"이라며 "결국 조용한 선거운동밖에는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선거 특수로 이어져 업체들은 아우성이다.

모 선거 차량 제작업체는 "4년 전을 고려해 연초부터 1t LED 차량에서 5t짜리 대담용 차량까지 50대가량의 유세 차량을 준비했는데 예약은 절반도 안됐다"며 "타격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체는 "무대와 연설대를 설치하고 LED와 확성기를 부착하는 등 40대가량을 선거용으로 마련했는데 찾는 이가 적어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로고송 제작업체도 보통 후보당 2∼3곡씩 주문하던 것이 뚝 끊기면서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든 상태다. 홍보 용품 대여업체, 인쇄업체, 식당 등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관련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도 불황의 한 요인이다.

선거연설원 아웃소싱으로 재미를 봤던 연설학원들도 반짝 특수가 실종되면서 울상이다.

한 연설학원 직원은 "찬조연설원의 간결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연설은 부동층 흡수에 큰 도움이 돼 많이들 찾았고 선거연설문 의뢰도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계약 사례가 얼추 20∼3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에서는 세월호 정국에 묻히고 '전략 공천 파문'으로 시끌시끌한 광주시장 선거에 또 한 번 묻혀 교육감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자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유권자 처지에서 보면 각 후보를 평가할 기회가 줄어든 셈이고 4년간 일할 일꾼을 뽑는 건데 꼼꼼히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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