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꿈꾸다’…김보현·실비아올드 작품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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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꿈꾸다’…김보현·실비아올드 작품 한자리에
  • /박주영  기자
  • 승인 2024.03.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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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학교 ‘영원한 비상을 꿈꾸다’ 전시
5월 24일까지…새·동물 소재 21점 선봬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 1실에 전시된 김보현의 ‘날으는 새’(왼쪽 벽면) /조선대학교 제공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 1실에 전시된 김보현의 ‘날으는 새’(왼쪽 벽면) /조선대학교 제공
실비아올드의 ‘비상(In flight)’. /조선대학교 제공
실비아올드의 ‘비상(In flight)’. /조선대학교 제공

[광주타임즈] 박주영 기자=한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김보현 작가와 미국의 조각가 실비아올드의 작품을 조선대학교에서 만난다.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은 오는 5월 24일까지 ‘김보현&실비아올드 소장품전-영원한 비상을 꿈꾸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보현과 실비아올드를 추모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2014년 ‘행복한 동행’전 이후 두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 추상표현주의 1세대 작가인 김보현은 미국의 조각가인 실비아올드와 뉴욕에서 결혼했다. 실비아올드는 뉴욕 타임즈에 ‘미국 100인의 작가’로 선정될 정도로 저명한 화가이며 판화의 한 기법인 실크스크린을 최초로 작품화한 작가로 기록돼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보현의 회화 작품 11점과 실비아올드의 조각 작품 10점 등 총 21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데 김보현과 실비아올드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과 새의 형상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김보현과 실비아올드가 노년에 담기 시작한 자연과 동물, 새의 이미지는 낙원에 대한 향수이자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들은 새의 형상을 통해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는 세상을 나타내며 영원한 비상을 꿈꾸었다. 

1실에서는 김보현의 ‘날으는 새’와 실비아올드의 ‘비상(In flight)’을 볼 수 있다. 김보현의 대표작품인 ‘날으는 새’는 인물 주변에 검은색을 기저로 해 부분적으로 노란색과 푸른색을 첨가했다. 4명의 인물이 고개를 들어 멀리 쳐다보면서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오른쪽 하늘 위로 김보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새가 등장한다. 

실비아올드의 ‘비상(In flight)’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관람할 기회이다. 이 작품은 철사와 줄을 엮어 수백 개의 망으로 연결하고 기르던 앵무새 깃털을 꽂았다. 공중에 떠 있는 듯 하지만 망과 망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는 힘을 나타내고 있다. 설치할 때마다 형태가 달라지는 우연의 효과가 있으며 완전히 떠다니는 구름을 보는 듯 하다. 

2실에서는 김보현의 ‘새와 놀다’, ‘푸른 꿈’, ‘해변가’와 실비아올드의 ‘새 시리즈’ 2점을 볼 수 있다. ‘푸른 꿈’은 김보현의 작품 중 마티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으로 새-여인-액자가 있는 공간을 전후의 위치와 관계없이 배치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3실에서는 김보현이 미국의 9.11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9.11’과 실비아올드의 ‘새의 노래’를 볼 수 있다. ‘새의 노래’는 실비아올드의 조각에 대한 총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며 2002년 조선대학교미술관에서 전시한 이래 21년 만에 내놓은 것이다. 

김보현은 1969년 실비아올드와 결혼한 이후 어둡고 자유분방한 감정을 표출한 앵포르맬 작품에서 벗어나 1970년대부터 사실주의 회화작업을 시작했다. 실비아올드 또한 아상블라주 설치작품에서 벗어나 유기체적인 조각작품을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며 영혼의 동반자로 40여년을 함께했다. 2011년 실비아올드가 94세의 나이로 타계하고 김보현 또한 3년 후 2014년 9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조선대학교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은 2011년 개관해 현재까지 총 31회의 기획전과 소장품전을 개최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며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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