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야 산다” 광주·전남 이색 선거운동 행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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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산다” 광주·전남 이색 선거운동 행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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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0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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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치장 자전거유세단…전동스쿠터도
“내가 일꾼” 지게·쌀 배달 자전거까지
젊은 후보들, 타지역구 유세·MBTI 공개
4·10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자전거와 전동스쿠터를 이용해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진보당 윤민호 후보, 무소속 김성환 후보, 국민의힘 윤선웅 후보,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뉴시스
4·10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자전거와 전동스쿠터를 이용해 유세를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진보당 윤민호 후보, 무소속 김성환 후보, 국민의힘 윤선웅 후보,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뉴시스

[광주타임즈]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닷새째를 맞았다. 광주·전남 각 정당 후보들은 한 번이라도 더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 잡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거운동에 접목하고 있다.

1일 4·10 총선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광주 북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진보당 윤민호 후보는 ‘자전거유세단’을 꾸렸다.

자전거 앞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을 넣은 바람개비를 달고, 뒷자리에는 꽃바구니를 연상케하는 형형색색의 꽃들로 치장했다. 5~6명의 유세단은 한껏 꾸민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누비며 윤민호 후보를 알리고 있다.

민주당 일당독점으로 본선이 사라진 광주 정치판에 축제 같은 즐거움을 주는 선거를 만들고, 꽃을 선사 받듯 시민이 대접 받는 정치로 바꾸겠다는 다짐의 표현이라는 게 윤 후보의 설명이다.

자전거를 타고 유세 현장을 누비는 후보가 더 있다. 광주 동남을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김성환 후보도 자전거를 이용해 선거구를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예비후보때부터 자전거 유세를 활용했던 김 후보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며 “자동차로 이동하기 힘든 골목 등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을 만나기 최적화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목포시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윤선웅 후보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본인을 알리고 있다. 대신 윤 후보는 옛날 쌀 가게에서 배달에 쓰이던 검은색의 큰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해당 자전거는 전라도 사투리로 ‘짐발’이라고도 불린다. 윤 후보 측은 지역민의 일꾼이 되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과거 선거에서 유세를 할 때 밀짚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 화제를 모았던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는 장비를 ‘업그레이드’ 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밀짚모자 대신 헬멧을, 자전거 대신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밑바닥 표심에 다가서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색(黨色)인 빨간색 대신 평범한 점퍼와 면바지를 입고 ‘천지개벽’이라 적힌 흰색 헬멧을 쓴 채 스쿠터로 유세를 펼치는 중이다. 동네 옆집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친근함’을 내세운 전략으로 해석된다.

광주 북구갑 선거구에 출마한 김정명 후보는 지게를 짊어지고 유세활동을 다니고 있다. 지게에는 가마니 등 다른 짐 대신 ‘광주시민 북구주민을 위하여 집권여당 김정명은 합니다!’라고 적힌 판을 달았다.

김 후보는 “당선 이후 지역민을 주인으로 모시고 일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지게에 빈 가마니를 올리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는 것 같아 대신 문구가 적힌 판을 올렸다”고 말했다.

해남·완도·진도 선거구 국민의힘 곽봉근 후보는 ‘정치 9단’이라 불리는 거물 정치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후보에 맞서 ‘짠내’나는 선거운동 전략을 구사 중이다.

화려한 전광판 등으로 치장한 기존 유세용 차량과 달리 곽 후보는 용달차에 달랑 스피커 하나만 올렸다.

전남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대변, 경쟁 상대인 박지원 후보와 비교해 힘이 필요한 정당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 신인 정치인들도 나름 이색적인 선거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33살의 개혁신당 장도국 후보는 자신의 선거구가 아닌 타 지역구에서도 유세활동을 하고 있다.

장 후보는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광주 첨단지구는 물론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홈경기가 열리는 광주축구전용구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출마 지역구가 아니더라도 모든 광주시민이 다수 모이는 지역에서 지지기반이 약한 신생 정당과 후보자를 동시에 알리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광주 광산갑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민 40살의 무소속 양윤열 후보의 선거공보물도 눈에 띈다.

다른 후보들이 공보물에 각자 얼굴을 큼직하게 넣은 것과 달리, 양 후보는 본인의 뒷모습을 담았다. 그러고는 최근 유행하는 성격 유형 검사 ‘MBTI’ 결과인 ‘ENFJ’를 적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조금이라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낮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정치 신인과 군소정당의 분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지지율과 인지도가 낮고 중앙당의 비용 지원을 받기 힘든 군소정당과 정치 신인들은 유권자 눈에 들기 위해 이색적인 유세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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