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탄력이냐, 제동이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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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노동개혁 ‘탄력이냐, 제동이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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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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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해 노동개혁 2단계…제도개선 본격 추진”
근로시간 개편 등 과제 속도…총선 결과 영향 전망
노사정 대화 난항…첫 회의 불발, 본격 논의 안갯속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인 4·10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3개 개혁(노동·연금·교육) 중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노동개혁’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를 ‘노동개혁 2단계’로 정의하고, 관련 법·제도 개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최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해는 노동개혁의 원년으로, 노사법치 확립에 가장 중점에 뒀다”며 “올해는 이러한 법치를 현장에 안착시키면서 2단계 개혁인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 법치주의 확립 등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지난해 노사법치 확립을 노동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고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강화, 고용세습 등 위법한 단체협약 시정, 건설현장 임금체불 근절 등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현 정부 출범 이후 근로손실일수는 역대 정부보다 3분의 1로 줄었고, 노사분규 지속 일수도 과거 평균 한 달에서 9일로 대폭 줄어드는 등 법을 지키는 노사 관행이 현장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법 개정 등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노동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근로시간 개편’이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이른바 ‘주 최대 69시간’ 논란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이 역풍을 맞자, 같은 해 11월 현행 ‘주 52시간제’ 틀은 유지하되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 유연화를 추진하는 내용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1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등 근로시간 개편은 근로기준법 개정 사항이다.

정부는 다만 정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거쳐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초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근로시간 개편을 포함해 이러한 노동개혁 과제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여야 의석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노동개혁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역구 254곳의 판세를 각각 ‘110석+α’와 ‘90~100석’으로 자체 전망했다. 야당 우세가 점쳐지지만 막판까지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최종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여당인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발의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중대재해법 2년 유예안’ 등도 재추진될 수 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이 지금과 같이 과반을 얻으면 노동개혁은 사실상 현 정부에서는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 운영이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그야말로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도 다시 시동이 걸릴 수 있다. 야당이 과반을 넘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다면 거부권 행사도 무력화된다.

물론 정부는 ‘근로시간 개편 등 노동개혁 과제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회가 이러한 합의를 존중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노사정 사회적 대화는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올해 2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닻을 올린 노사정 대화는 지난 4일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위)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한국노총이 불참하면서다.

노사정은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내 특위 등 3개 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는데, ‘공무원·교원 타임오프제’를 둘러싼 노정 갈등이 노사정 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특위 출범은 잠정 연기된 상태이며, 이달 중 예정이었던 ‘일·생활 균형위원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등 나머지 의제별 의원회 출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근로시간 개편 등은 일·생활 균형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었다.

노사정 안팎에서는 어렵게 성사된 사회적 대화에 다시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한국노총은 강제 진압에 반발해 지난해 6월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5개월 만인 11월께 전격 복귀한 바 있다.

다만 경사노위는 이러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특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지난해처럼 대화의 테이블을 완전히 나간 것은 아니다”라며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노동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조율해 노사정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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