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 입장에서 재구성”...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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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입장에서 재구성”...5·18 조사위 종합보고서 바로잡아야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4.05.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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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권한 집중…비상임위원엔 비밀문서 접근 권한 없어
지난 1월 11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5·18진상규명 진단과 남겨진 과제를 주제로 한 '오월의 대화-제3차 시민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11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5·18진상규명 진단과 남겨진 과제를 주제로 한 '오월의 대화-제3차 시민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개별보고서가 왜곡·폄훼 보고서로 평가되면서 '종합보고서' 작성에 대한 후속조치가 시급해졌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시민사회와 5·18조사위 내부 관계자들은 종합보고서에서만큼은 반드시 개별보고서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비론적 시각이 담긴 개별보고서 작성 경위, 조사위의 한계점 등을 명확히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위는 6월 26일까지 4년간의 활동을 집대성한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종합보고서의 기초가 되는 21개 개별조사 보고서는 핵심 과제 6건에 대한 진상규명 불능 결정이 내려졌고, 계엄군 입장에서 재구성되는 등 각종 논란을 낳았다.

5·18기념재단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원회, 광주시, 광주시의회 등은 부실 조사를 지속적으로 규탄하고 있다.

특위를 꾸린 광주시의회 등은 개별보고서 수정·보완, 종합보고서 초안 공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군경 피해 보고서'에 대해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 중이다.

이런 문제들이 쏟아진 부실 조사 배경에는 상임위원에 집중된 권한 등 '조직 구성'에 관한 문제가 크다.

조사위는 상임위원 3명과 비상임위원 9명으로 구성됐으나 상임위원에 대한 적절한 견제는 이뤄지지 못했다.

민병로 전남대 법전원 교수는 "조사원들이 모든 계획을 설계하는데 군의 입장에서 작전을 재구성하는 등 조사 방식부터 잘못됐다"며 "상임위원은 진술 조사 전부터 질문지 등 전반에 관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기고 피탈 시점은 집단발포가 이뤄진 80년 5월 21일 오후로 전원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일부 소수 의견 지적이 있었다. 재논의 때 '오전일 수도, 오후일 수도 있다'고 바뀌어 있어 항의했지만 그대로였다"며 "군경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었던 건 보수 출신 상임위원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조사위 부위원장이 사무처장을 겸임하면서 조사위 지휘와 감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상임위원이 조사 진행 사항 보고를 요청하거나 소위원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의 기본적인 권한도 없었다.

민 교수는 "비상임위원은 상임위원을 견제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그러나 조사위는 비상임위원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가장 큰 실수를 했다"며 "우리는 진행 상황에 대해 듣지 못 하고 비밀문서에도 접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조사기간과 보고서 작성 기간을 분리하고 보고서 작성 기간 중 미흡한 사항을 수정·보완해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송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도 "조사위 직권조사 보고서의 가장 큰 문제는 진실의 목소리가 아닌 왜곡·폄훼의 주장과 공명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결과는 조사위가 부여된 권한을 활용하지 못한 운영상의 한계로부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보고서에 일괄적으로 진상규명불능 처리를 하는 것이 아닌 쟁점별로 진상규명 처리를 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했다"며 "조사위 활동의 한계를 냉정히 진단하고.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긴 호흡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변 광주전남지부의 김정호 변호사도 "개별보고서와 상충되는 문제도 있지만 진실규명의 마지막 기회인 종합보고서에는 법원 판결문을 근거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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