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6·4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4일, 50일째가 됐다.
그러나 바닷속에는 아직도 권모(52)씨 부자(父子)를 비롯해 단원고 학생 7명·교사 3명·여행객 2명·승무원 2명 등 총 16명이 남아있다.
이로인해 실종자 가족의 기약없는 기다림과 눈물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말없이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가족들은 또 하루를 버틴다.
수십일째 밤을 지새워 몸과 마음이 지친 가족을 위한 의료시설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10여 명이 교대근무를 하며 건강을 책임진다.
몇 숫가락 뜨지 않고 남기기 일쑤지만 급식 봉사자는 가족들이 한 숫가락이라도 더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 다른 봉사자들이 식사라도 제때 할 수 있도록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청소봉사자는 매일 천막을 돌며 종이컵과 캔, 플라스틱 등을 따로 수거해야 하는 번거러움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덮었던 담요는 간이 세탁시설에서 깨끗하게 세탁되고 있으며 휴대전화 충전서비스도 지속되고 있다.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도 천막에서 실종자가 돌아오기를 염원하는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참사 초기 하루 최고 2000여 명에 이르렀던 봉사자 수는 100여 명으로 줄었다.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 빼곡히 들어섰던 천막도 꼭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됐다.
하지만 남아 있는 봉사자들의 마음은 한결 같다. 낯선 환경, 24시간 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비할수 없기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도록 봉사 하겠다는 마음 뿐이다.
생업을 잠시 미루고 대구에서 달려온 김성수(30)씨는 "청소, 빨래, 쓰레기 줍기 등 평소 하지 않았던 일들이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며 "하지만 3주째 하다보니 지금은 요령이 생길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바닷속에는 16명의 실종자가 있고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도 팽목항과 체육관에 남아있다"며 "실종자가 모두 발견돼 진도를 떠나는 날까지 남아서 작은 힘이 되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