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주타임즈] 박재범 기자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와 전남지역의 항일·종교단체 등이 13일 한목소리로 후보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나주학생독립운동사업회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극우 인사보다 더 왜곡된 역사인식을 가진 자를 대한민국의 국무총리후보자로 지명했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참극이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하지만 문 후보자의 발언은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후보자는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의 DNA라고 했다"며 "이런 생각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은 게으르고 더럽고 야만적'이기 때문에 일본의 지배를 받아야 된다는 식민 지배 정당화 논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후보자는 해방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이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운명이 벼랑 끝에 내몰렸을 때 목숨을 바쳐 독립을 염원했던 항일독립투사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문 후보자는 가장 심각한 인권유린 사례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천박한 인식을 보여주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독교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광주 기독교연합회(NCC·CBS·YMCA·YWCA)는 "문 후보자는 역사에 대한 자신의 자의적 해석을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시킨 비성경적이고 반신학적인 인사이다"며 "12일 오후 광주YMCA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