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선원정신 부재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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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승무원 선원정신 부재 재확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9.2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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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자문단 증인출석 공판
비상훈련·소양교육 부족 입증
[사회=광주타임즈] 세월호 일부 승무원들의 선원정신(Good Seamanship) 부재가 재판 과정에서 재확인됐다. 이는 평소 위기상황에 대비한 훈련 부족과 기본적 소양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3일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7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합동수사본부의 전문가 자문단 소속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교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자문단에서 작성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결과 보고서’ 중 인적요인 분야의 조사를 담당했다.

김씨는 “여객선의 경우 화물이 한 방향으로 쏠려 중심을 잃고 쏟아질 정도면 (복원성)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퇴선 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배의 경사가 얼마나 되느냐는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조타실에서 컨테이너가 넘어가는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본 선장과 선원들이 즉시 퇴선 명령을 내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퇴선 조치를 했을 때 익수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가도 중요한데 세월호의 경우 주변에 선박이나 어선 등이 있었기 때문에 조기 퇴선 조치를 했다면 구조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고 말했다.

즉시 퇴선 조치를 했을 경우 당시 사고 해역의 기상 상태나 수온(14도) 등을 고려하면 최대 6시간 이상 승객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고도 분석했다.

김씨는 이어 “배가 침수되더라도 들어오는 물 이상으로 물을 빼낸다면 선박은 더 이상 가라앉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선장과 선원들은 업무 장소를 이탈했다.

왜 비상 훈련이 필요하고, (훈련을)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자문단에 함께 참여한 해양법 전문가 이모(50)씨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항해 중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며 “이 같은 이유로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세월호 운항관리 규정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주기적 훈련과 교육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이 그 동안의 재판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씨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선장과 승무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여객선의 경우 질서정연한 인명구조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급상황 때 선장이 가장 먼저 지시했어야 할 조치’에 대한 검사의 물음에 그는 “선내 곳곳에 게시돼 있는 비상부서 배치표에 따른 모든 승무원들의 역할 수행을 지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즉 강력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으로 승객의 인명구조를 최우선시 하는 조치를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장의 퇴선시기 결정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주·야 여부, 구조가능성, 해양사고의 종류와 심각 정도, 현재 취해지고 있는 비상조치의 성공 가능성, 기상 및 해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선장 등의 지시가 없어 인명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는 일부 승무원들의 진술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씨는 “국제협약 등의 규정에서는 선장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차상위 계급자가 역할을 대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지시가 없었더라도 모든 승무원들이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승객들은 복잡한 배의 구조를 잘 모른다. 승무원도 한 달 가량 승선해야 배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며 “배의 구조에 익숙지 않은 승객들의 경우 심리적 동요가 크게 일 수 있는 만큼 모든 승무원들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안내에 나서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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