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센호테루'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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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센호테루' 100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1.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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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논설위원 고운석=호남은 지금 유스호스텔이나 호텔보다는 낮 뜨거운 모텔들을 우후죽순처럼 지어대고 있다. 한데 1909년 엘테나의 초등학교 교사 리처드 슈리만은 '젊은 여행자들의 임시 숙소 설립'을 고안해 냈다. 유스호스텔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 1934년 독일의 유스호스텔의 수는 2,500여 개를 헤아렸다.

반면 같은 시기의 프랑스는 40여 개에 머물렀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에 유스호스텔이 들어온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리 적은 숫자는 아니다.

이미 프랑스에서는 1901년 7월 1일 15세에서 30세 사이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랑스 유스호스텔 연맹 설립이 법으로 제정되었으나 1929년에 와서야 마르크 상니에에 의해 실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인종과 국경의 벽을 뛰어넘어 모두가 형제'라는 모토아래 434개의 유스호스텔이 연합한 국제 유스호스텔 연맹이 탄생했다.

참고로 알테나 근처의 한 폐교에 세워졌던 유스호스텔은 아직도 영업 중이다. 하지만 근대적 형태의 중앙난방은 18세기말 무렵에야 등장했다.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그의 동료 쿡 육군대령과 의사인 레슬리와 달튼의 도움으로 버밍햄 근처에 있는 자신의 공장에 수증기를 이용한 중앙난방 장치를 처음 설치한 것이다.

이 와트식 중앙난방을 모방한 난방장치가 곧바로 프랑스로 유입되었다. 파리의 렝포르와 아노네의 몽골피에 등이 앞 다퉈 와트식 중앙난방을 선보였다. 1877년 본느맹은 페크성에 온수 중앙난방을 설치했다. 이보다 25년 앞선 1851년에는 은행계의 큰손으로 통하던 영국의 메이어 암셀 남작이 버킹햄셔에 대저택을 지었다.

민간인 저택으로서는 최초로 그의 집에 중앙난방 시설과 현대식 배관시설이 갖추어졌다. 참고적으로 1899년 미국에서 라디에이터가 선을 보였다. 1900년 샤페사가 이 시스템을 프랑스에 도입했다. 한데 근대 호텔 100년을 돌아보면 "천국에 관한 꿈을 꿀 때면 그곳은 언제나 리츠호텔이다.

" 헤밍웨이가 1944년 파리 리츠호텔에 바쳤다는 헌시가 떠오른다. 리츠호텔은 샤넬이 집처럼 머물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뉴욕 플라자호텔은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피츠 제럴드가 유난히 사랑했다. "죽으면 간(肝)은 프린스턴대에, 심장은 플라자호텔에 기증하라"고 했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은 1888년 일본인 호리 리키다로가 지은 대불호텔이다.

1889년 인천 스태워드호텔, 1902년 최초의 서구식 호텔 손탁호텔에 이어, 1914년 10월 조선총독부 산하 철도호텔 '조센호테루'가 문을 열었다. 쌀 한가마니가 6원 하던 시절, 총 92만원(현재가 약 340억원)을 들여 지은 조선호텔은 귀빈실 201호와 52개 객실, 최초의 엘리베이터와 좌변기까지 갖춰 장안의 화제가 됐다.

뷔페, 달팽이요리, 아이스크림, 서양식 결혼 등 생소한 음식과 문화도 조선호텔을 통해 전파됐다. 조선호텔 귀빈실 201호 역사는 지난 100년간 근대 한국의 격랑의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일제시대 히로히토 왕세자,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 서재필 박사, 미군정 사령관 하지 중장, 이승만 박사가 차례로 묵었고, 1950년 6월 28일에는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 서울시 부위원장이, 서울 수복 후에는 미8군 장교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은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옛 조선호텔을 허물고 초현대식 호텔을 건립하도록 지시했고, 1970년 3월 육영수 여사와 함께 직접 개관 테이프를 끊었다.

1966년 6만7900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 13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내 호텔은 2011년 148개에서 작년 192개로 늘었으나 두바이 7성호텔 부르즈알 아랍처럼 세계의 이목을 잡아끌만한 랜드마크는 없다.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 원을 들여 산 삼성동 한전 용지에 최고급 호텔을 계획 중이고, 대한항공도 경복궁 인근에 7성급 한옥호텔을 추진 중이다. 영욕의 세월을 거치며 100년을 함께한 조선호텔에 이어 서울을 대표할 새로운 100년 호텔들이 속속 등장한다니 반갑다. 그런데 문제는 호텔이 빈약한 호남엔 지금도 유스호스텔도 하나 없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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