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자원봉사자, 귀국후 격리기간 때문에 포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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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자원봉사자, 귀국후 격리기간 때문에 포기 늘어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1.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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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광주타임즈] 뉴욕의 의사 로버트 풀러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지난해의 필리핀 태풍 때에도 현장 구호 봉사를 위해 즉시 달려갔지만 이번에 서아프리카 에볼라 환자를 돕는 일은 포기했다.

그가 속해있는 구호단체 IMC( International Medical Corps.)의 6주일간 봉사기간은 어떻게든 시간을 낼 수 있겠지만 귀국 후 3주일간이나 격리기간을 보내야 한다면 유콘 건강센터 응급의학과장인 자기 자리를 더 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9주일간이나 가족들과 격리되어 직장을 떠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긴 기간이라면서 "지금같은 결정적 시기에 의료봉사를 할 수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에볼라 감염대책이 논란을 일으키고 특히 에볼라 지역 의료봉사자들이 귀국 후 강제 격리기간을 거치는 문제로 혼란을 겪으면서, 정부가 파견하려는 수백명의 의료진들 중 일부 희망자들이 계획을 포기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대책과 규칙들이 너무도 빨리 쏟아지고 있어 뉴저지주가 새로운 규칙을 발표한 당일에 시에라리온에서 돌아온 간호사 카치 히콕스는 강제로 며칠 동안 의료 막사에 격리되는 봉변을 당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의료진은 지금 봉사를 갈 경우 연말 휴가를 가족들과 보내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호 단체들은 이 같은 딜레마 때문에 자원봉사에 지원하는 의료인들이 현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의료진 310명을 포함한 총 5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에볼라 지역에 파견되는 일이 그만큼 어렵고 복잡해진 것은 사실이다.

뉴저지의 간호사 앤드류 웨고예는 자기 고국 우간다에서 에볼라가 발생한 것을 알고난 뒤 아메리케어스를 통해 지난 달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그가 출국하기 직전에 뉴저지주는 3주간 격리법을 발표했지만 그래도 그는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21일간 격리 당하는 일은 아무런 도움도 못 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말했다.

원래 21일이 거론된 것은 에볼라가 환자 체액으로 전염되어 잠복기가 지나야만 병세가 드러나기 때문에 귀국후 21일간 에볼라 발병 여부를 관찰하면서 군중과의 접촉을 피하고 근신하라는 권고사항이었다. 그런데 몇 군데 주에서 귀국한 의료진들을 아예 3주간 홀로 격리시키는 안을 내놓은 것이다.

구호단체들은 그런 무리한 정책은 환자도 아닌 멀쩡한 사람들, 더구나 인도주의적 봉사자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C같은 국제 구호단체들은 에볼라 의료봉사가 끝난 뒤 미국으로 귀국하지 않고 아예 다른 나라로 봉사를 가게 하는 장기간 의료 봉사 지원자들을 모집하는 대안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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