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이름 딴 ‘백일초’, 뒷북 명칭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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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이름 딴 ‘백일초’, 뒷북 명칭 변경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1.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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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구성원 의견수렴, 학교 교명 변경 진행… 시교육청“신속처리”방침

[광주=광주타임즈]김범남 기자=광주지역 한 초등학교의 명칭이 특정 친일인사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육 당국이 학교명칭 변경에 나섰다.

광주시교육청은 25일 “친일파로 규정된 김백일(일본식 이름 가네자와 도시미나미·1917∼1951)의 이름을 딴 백일초등학교가 교명변경을 추진 중에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도 관련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일초교는 지난 3일, 개관 46년 만에 이전한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맞은 편에 위치한 개교한 지 22년된 학교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조사 결과 백일로, 백일어린이공원, 백일산 등과 함께 김백일의 이름을 딴 명칭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2주 동안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개명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찬성 508명(51.6%), 반대 477명으로 개명 여론이 높게 나오자 곧바로 교명 변경 절차를 밟기로 했다.

김혜영 교장은 “학교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결과 변경을 원하는 의견이 많게 나온 만큼 학칙 개정, 명칭 공모, 공문 정비 등 거쳐야 할 절차를 하나 둘 밟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교육청 관계자도 “학교 측이 교명 변경을 공식 요청해올 경우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백일은 항일독립군 토벌을 목적으로 창설된 ‘간도특설대’의 핵심요원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 인명사전에도 등재돼 있을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1월27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일제강점기 말기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704명 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역사검증 없이 ‘백일’이라는 명칭이 무분별하게 사용된 것을 보면 아직도 일제 잔재가 남아있다는 증거”라며 “일제 피해 할머니들이 아직 생존해 있고 명예회복을 위해 싸우고 있는 만큼 과거사 청산을 위해 지금이라도 관계 기관들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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