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저임금 개선도 미미
하루 11시간씩 주 6일 일해야 하고, 하루 8시간씩으로는 일주일 내내 근무해도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해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법정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12시간)와 휴일근로(16시간) 한도를 모두 채워 일해야 겨우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위기 이후의 최저임금(Minimum wages after the crisis)\'에 따르면 2013년 한국에서 빈곤선을 벗어나기 위한 최저임금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4인 가족 기준 주당 66시간으로 조사됐다.
빈곤선은 중위소득의 50%를 뜻한다. 우리나라는 빈곤선을 벗어나기 위한 근로 시간이 조사 대상국 평균(53.78시간)보다 약 12시간 길었다. OECD 25개국 중 8번째로 긴 수준이다.
체코(86시간), 에스토니아(74시간), 스페인(72시간), 슬로바키아(72시간), 라트비아(70시간), 그리스(70시간), 이스라엘(68시간) 등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나라로 꼽혔다.
반면 룩셈부르크(8시간), 호주(24시간), 아일랜드(19시간), 영국(25시간), 프랑스(40시간), 독일(43시간), 뉴질랜드(43시간) 등은 최저 임금 생활자의 생계 유지가 비교적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최저임금의 수준도 낮은 편에 속했다.
2013년 한국의 법정 최저임금(시간당 4860원)은 중위 임금의 44.2% 수준으로 조사 대상 28개국 중 20위 수준이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콜롬비아(81.0%), 터키(69.4%), 칠레(67.8%), 프랑스(62.8%), 슬로베니아(61.2%), 뉴질랜드(59.5%) 등의 국가에서 높게 나타났다.
체코(36.4%), 멕시코(36.8%), 미국(37.4%), 에스토니아(38.8%), 일본(39.0%), 스페인(41.3%), 룩셈부르크(41.4%), 캐나다(44.1%) 등은 우리보다 이 비율이 낮았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최저임금 수준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나라에 속했다.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07년 42.9%에서 2013년 44.2%로 1.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OECD 평균인(+2.1%포인트)에 못미쳤다.
반면 우리보다 순위가 낮은 일본(+4.9%포인트), 미국(+6.0%포인트), 캐나다(+3.7%포인트)의 최저임금수준은 6년 동안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도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한국의 최저임금 이하 소득자 비율은 2013년 기준 14.7%로 콜럼비아(33.0%)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캐나다(6.7%), 미국(4.3%), 호주(4.1%), 뉴질랜드(2.5%), 일본(2.0%) 등 다른 OECD 국가들은 우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