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이지테크 노동자 자살, 노동계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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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이지테크 노동자 자살, 노동계 파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5.1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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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회사 측 진정한 사과·재발방지 등 촉구

[광양=광주타임즈]정광훈 기자=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이지(EG)그룹 계열사 노조 분회장이 목숨을 끊은 가운데 지역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고 양우권 노동열사 투쟁대책위원회(대책위)'는 11일 오후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용자 측의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포스코·이지테크 규탄 및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통해 "고인이 된 양 열사는 원청 포스코와 사내하청 이지테크가 자행한 노조말살 기도에 죽음으로 항거했다"면서 "회사는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동탄압 중단 및 재발방지, 불법파견 중단 및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산업재해 인정 및 유가족 배상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12일부터 포스코 이노베이션센터 앞에서 요구조건이 이뤄질때까지 집회 열겠다고 밝혔다.

앞서 고 양우권씨는 10일 오전 7시50분께 광양시 마동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의식을 잃은 채 아내에게 발견됐다.

양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끝내 숨졌다.

양 씨의 승용차 안에서는 박지만 회장, 노조원, 가족, 지인들에게 남기는 각각 A4 용지 1장 분량, 총 4장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조합원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그는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 정규직화 소송과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해 달라.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 달라. 새들의 먹이가 돼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 회장에 대해서는 '자식과도 같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박봉에도 불구, 뜨거운 로스터 주위에서 유독물을 취급하며 땅방울을 흘리고 있음에도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조차 없다.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돼 달라'고 요구했다.

양 씨는 지난 2011년 부당해고를 당한 뒤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 끝에 승소해 지난해 3년 만에 복직했으나, 현장직에서 사무직으로 발령나고 연고가 전혀 없는 포항에서 근무하라는 압박, 집단 따돌림 지시 등이 이어지면서 심적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양씨를 제철소 밖에 있는 사무실 책상앞에 대기시켜 놓고 1년 동안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며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고 동료들이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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