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화상병’ 남하…나주배 농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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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화상병’ 남하…나주배 농가 비상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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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농업기술센터, 정밀 예찰 돌입…전염 예방 총력

[나주=광주타임즈]정종섭 기자=치료약이 없는 '과수 화상병(火傷病·Fire blight)'이 지난달 7일 국내에서는 경기도 안성에서 첫 발생해 점차 남하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최대의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배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병은 과수의 꽃이 피는 시기(개화기)에 벌·나비 등 곤충과 비바람을 타고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배 농가의 경우 현재 대부분 배봉지 씌우기를 끝마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14일 나주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배와 사과에 큰 피해를 주는 화상병이 경기도 안성을 거쳐 충남 천안까지 남하해 나주배 재배단지를 중심으로 '정밀예찰'이 이뤄지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9일부터 시작해 내달 10일까지 전체 배 재배면적(1만3127ha)을 대상으로 '화상병 감염 전수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아직까지는 화상병과 관련된 의심증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가지검은마름병과 병징이 유사해 농가들이 혼동할 수 있다"며 "의심스런 병증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 전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균성 병해의 일종으로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 (Erwinia amylovora)' 병원균이 원인으로 밝혀진 이 과수병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잎과 줄기, 열매를 까맣게 고사시킨다고 해서 국내에서는 화상병으로 불린다.

미국과 캐나다 등 이미 54개국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화상병'은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방역법상 최상위로 분류할 만큼 유입을 막고 있는 '외래 과수 전염병'이다.

문제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전염력이 강한 데다 치료약도 없고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으면 '반경 100m이내'의 과일나무는 뿌리 채 뽑아서 태워 묻어야 해 사실상 과수농가에게는 폐농(廢農) 선고나 다름없다.

이 병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수입이 늘어난 외국산 농산물에 병원균이 묻어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배 농가 이모(45)씨는 "올해는 저온피해로 착과불량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많은데 외래 과수 전염병까지 창궐해 걱정이다"며 "치료제가 없다니 전염이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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