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 수달 잇단 로드킬… 보호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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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 수달 잇단 로드킬… 보호 대책 시급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9.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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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환경청 "주변에 안내 표지판 설치 등 검토"

[광주=광주타임즈]조호기 기자 = 광주천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 수달에 대한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천 인근 도로에서 생태계 교란종 '뉴트리아'를 목격했다'는 민원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수달'로 확인됐다.

영산강환경청은 뉴트리아 신고가 광주에서 처음 접수된 점을 감안, 목격된 장소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해왔다.

영산강환경청 담당자는 "무인카메라에 찍힌 뒷모습은 뉴트리아가 아닌 수달에 훨씬 가깝다"며 "전체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해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초나 농작물, 토종 어류를 무차별 포식해 생태교란 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가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했지만,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수달에 대한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달이 서식지인 광주천이나 영산강을 벗어나 차가 달리는 도로로 나오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에는 광주 서구 유촌동에 위치한 영산강유역환경청 뒤편 광주천 인근 도로에서 수달 한 마리가 차에 치여 죽은 뒤 방치돼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지자체에 신고했다.

앞선 지난해 12월20일에는 광주 남구 승천동 승천보 인근 도로에서 수달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시민이 발견해 광산구에 신고하기도 했다.

영산강환경청은 사체의 상태를 봤을 때 수달 2마리 모두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죽은 것(일명 로드킬)으로 보고 있다.

5개월 새 수달 2마리가 로드킬로 피해를 입었지만 '수달이 살기 좋은 광주천을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세운 광주시는 이 같은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하천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불리는 수달은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 동물로 불린다.

이 때문에 무등산국립공원의 경우 무등산의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상징적 야생 동·식물)으로 털조장나무와 함께 수달을 선정, 이를 보호하기 위해 예산을 투자하고 노력하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지난 2011년과 2014년 2차례1800만원의 예산을 들인 수달 서식지 조사 끝에 배설물과 족적을 발견, 광주천내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뿐 현재 로드킬 등의 위험으로부터 수달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없다.

또 광주천에서 수달 몇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환경부 지정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죽을 경우 관할 구청으로 신고가 접수되고 구청이 다시 문화재청에 멸실 신고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고를 받지 못하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수달의 활동 반경이 20㎞에 달해 정확히 몇 마리가 서식하는지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산강환경청 담당자는 "수달을 '로드킬'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안내 표지판 설치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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