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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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업그레이드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11.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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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10분 늘려 드라마와 감정 채워넣어
원작 브랜드 힘입어 40~50대층 남여에 인기

[문화=광주타임즈]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10개월 만에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미국 소설가 마거릿 미철의 소설이 원작으로, 비비엔 리·클라크 게이블 주연 영화(1939)의 유명세에 힘 입어 중년 관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작품성에 대한 미디어의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특히 이야기가 뚝뚝 끊기면서 감정의 흐름이 이어지는 걸 방해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이 4시간 가량인데 비해 뮤지컬은 2시간30분(인터미션 20분 포함)이다.

맥락 없이 압축을 하다 보니 ‘레드 버틀러’가 ‘스칼릿 오하라’를 왜 그렇게 사랑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수차례 반복되는 키스신에 전율을 못 느끼는 게 당연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부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부 ‘애슐리 윌크스’와 ‘멜라니 해밀턴’의 사랑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탓도 컸다.

재공연은 러닝타임이 10분 가량 늘어났을 뿐인데 상당 부분 드라마와 감정의 빈약함이 채워졌다.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한진섭 연출을 구원등판시킨 건 탁월했다. 그는 어린 시절 빼어난 외모와 부유한 가정 덕분에 항상 자신만만하게 살았던 스칼릿이 전쟁 등으로 인해 변화하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그녀의 인생역정을 그리는데 주력한다.

전쟁이 끝난 뒤 버틀러와 스칼릿이 결혼해 평화로워지는가 싶을 때, 스칼릿과 멜라니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도는 부분도 초연처럼 단지 스케치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버틀러와 멜라니가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추가, 네 사람이 사랑에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묘사한다. 이전 뮤지컬이 풍경화에 불과했다면, 이번에는 정물화가 된 셈이다.

인물들의 감정선에 방점을 찍으면서 스칼릿과 버틀러가 사랑의 강자와 약자로서 위치가 계속 바뀌는 과정도 자연스레 묘사되고, 이로 인해 긴박감도 생겼다. 스칼릿과 버틀러의 딸 ‘보니’는 초연에서 인형으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실제 아역배우가 등장, 생생함도 더했다.

초연과 달리 이번에 라이브 오케스트라를 더하면서 음악에도 역시 생동감을 얹었다. 버틀러와 딸 보니의 새 넘버도 추가, 이야기 맥락에도 힘을 실었다. 원작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 때문에 초연 당시 빈약한 부분도 그냥 넘겼는데,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서 유려함을 더한 셈이다.

이전 무대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우리나라 중심 공연장이라는 상징성은 있다. 하지만 오페라, 발레 등이 주로 공연하는 곳이라 뮤지컬 무대로는 최적의 장소가 아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시어터로 옮겨 105회 가량 공연한다. 인물들의 얼굴과 동선이 더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기할 만한 점은 중년 관객의 호응이다. 뮤지컬은 주로 20~30대 여성이 주 관객층인데, 원작의 브랜드 효과에 힘 입어 40~50대 남성·여성 관객의 비중이 높다.

스칼릿 오하라 역에는 바다가 초연에 이어 합류하고 고전미의 김소현이 가세했다. 레드 버틀러는 남경주 외에 초연배우 김법래가 지키고 신성우·윤형렬이 합류했다.

2016년 1월31일까지 잠실 샤롯데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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