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세월호 현장에 울린 애끓는 외침
상태바
“보고 싶다”…세월호 현장에 울린 애끓는 외침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4.24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생자 가족 40여명 사고현장 찾아 편지낭독·헌화
유경근 위원장 “특별법 개정·특검통해 진상 밝힐 것”

[진도=광주타임즈]박성민 기자="아들아 사랑해. 미안하고 보고싶다"

세월호 참사 발생 739일째인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 가족들의 애끓는 외침이 울려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팽목항 분향소에서 헌화·분향을 마친 희생자 가족 40여명은 꽃다발과 편지를 들고 해경 경비정에 승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고개를 숙인 채 앉아 말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가족들은 인양 바지선이 보이자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경비정 난간 앞에 섰다.

단원고 2학년8반 고(故) 안주현군 어머니 김정해(46·여)씨가 써온 편지를 낭독하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떠뜨렸다.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를 때마다 가족들도 따라 외치며 남은 이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이어 스피커에서 '억울하고 고통스럽게 가신 304명의 영령을 기리자'는 말이 울려퍼지자 희생자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애끓는 마음을 토해냈다.

가족들은 미리 준비해 온 국화꽃과 편지를 담은 통을 바다로 던지며 오열했다. 너울성 파도가 치던 바다도 이들의 외침을 들은 듯 잦아들었다.

한 어머니는 주름진 손으로 국화꽃을 꼭 쥔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선미로 자리를 옮겨 배 엔진 소리에 울음 소리를 감추는 아버지도 보였다.

난간을 붙잡고 쓰러지고, 발을 동동 구르며 만날 수 없는 피붙이를 향한 그리움을 온 몸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40여 분쯤 지나 팽목항으로 회항한다는 안내 방송을 들은 가족들은 바지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뱃머리가 팽목항으로 향했지만, 가족들의 절규는 한 동안 끊이질 않았다. 사고 해역의 작업선이 아득히 멀어지자 가족들은 넋을 잃은 채 주저앉았다.

이날 세 번째로 사고 해역을 찾았다는 김정해씨는 "아이들의 꿈은 배와 함게 가라앉았고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간직해온 소중한 물건들은 진실과 함께 사라지려고 한다"며 "가족들은 아이들만을 생각하며 진실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은 국가의 예의이자 의무"라며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집행위원장도 "2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과 특검을 통해 침몰 원인과 구조하지 못한 책임 등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