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스페인어 쓴다고 기자 인터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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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스페인어 쓴다고 기자 인터뷰 취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5.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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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광주타임즈]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캠프가 기자가 스페인어를 쓴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취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온라인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멕시코 방송 TV 아즈테카(TV Azteca)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기자 마르코스 스튜페넨고는 이날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었다.

스튜페넨고는 이날 트럼프 후보를 인터뷰할 예정이었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서 인터뷰 시간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걸려온 전화 1통이 인터뷰 기회를 날려 버렸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스튜페넨고는 전화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를 사용했다. 트럼프 캠프 관계자가 그의 전화 내용을 듣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스튜페넨고가 스페인어를 쓰는 모습을 보더니 트럼프 캠프 측에서 인터뷰에 관심이 없다고 일방 통보했다고 전했다.

스튜페넨고는 버즈피드에 보낸 이메일에서 "13년간 언론계에 몸담으면서 내게 벌어진 최악의 사건"이라고 호소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번 사태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스튜페넨고는 아르헨티나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뒤 뉴욕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백인에 눈색깔이 초록색이어서 많은 이들이 그가 히스패닉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 소속 요원 한 명이 스튜페넨고에게 스페인어로 사과했다. 이 요원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후보와 스페인어 매체와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해 8월 한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어계 매체 유니비전의 호르헤 라모스 기자를 쫓아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후보는 당시 라모스 기자가 그의 차례가 아닌 데도 질문을 던지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접경 지역 행사에서 스페인어 방송채널 텔레문도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

트럼프는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 사이에 장벽을 쌓겠다고 약속하는 등 히스패닉계를 표적으로 막말을 수 차례 쏟아낸 바 있다.

그는 이달 초에는 집무실에서 멕시코 음식 타코를 먹는 사진과 함께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네티즌들을 의아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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