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유커 유치’ 궤도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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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커 유치’ 궤도수정 불가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8.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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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인프라 취약, ‘사드 갈등’에 단체관광 유치 찬물
‘한류 목마름’ 역이용, 개별자유관광 대안 마련 주장도

[광주=광주타임즈]진태호 기자=광주에 올해 1만명, 내년부터 2만명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관광인프라가 워낙 취약한데다 관광상품 개발도 난항을 겪는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중 갈등 마저 커지고 있어 악재 투성이다.

중국 내 한류 금지 분위기 속에 ‘광주형 한류관광 상품’이 개발되면서 “타깃을 잘못 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측의 제재를 역이용하고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중국 내 7개 여행사 대표, ㈔한중청년리더협회는 사전 논의 끝에 지난 5월 관광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이 협약에서 참여 기관들은 “올해 안에 유커 1만명의 광주 방문을 성사시킨 뒤 내년부터 해마다 2만명을 유치한다”는데 합의했다.

현지 여행사 4곳은 올해부터 중국 전역에서 3박4일, 4박5일 코스의 광주여행 상품을 판매, 12월까지 1만 명 이상을 순차적으로 광주로 보내 대부분의 일정을 광주에서 소화토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대규모 유커 유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만 커지고 있다.

휴가철인 7∼8월에 광주를 찾은 대규모 중국관광단은 전무한 실정이고, 중국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현지 모객이 두 세달 전에는 마무리돼야 하지만 기본적인 여행상품이나 비용, 코스조차 정해지지 않은 실정이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운영하는 중국 항공노선도 하루 단 1편에 불과하고 카페리 항로는 전무한 실정이다. 무안공항은 운항 항공기와 여객수가 각각 김해공항의 30분의 1, 70분의 1에 불과해 서남권 거점공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7대 광역시 중 시내면세점이 없는 유일한 도시라는 점도 부끄러운 악조건이고, 유명 테마파크나 위락단지가 없고, 세계적 랜드마크가 부족한 점도 한계다. 촘촘한 의료관광 프로그램도 숙제거리다.

여기에 한·중 사드 갈등은 또 다른 찬물이다. 유커들 사이에 “한국은 위험한 나라”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점도 심리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드가 실제 배치된 이후도 더욱 걱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중국 광동성과 공동으로 광주 한류스타들과 중국 대학생들이 관광상품을 제작해 중국 전역에 방송하는 프로젝트를 공을 들이고 있으나, 중국 내 ‘한류 금지’ 기류로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반면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는 오히려 ‘한류 목마름’을 부추겨 20∼30대를 중심으로 한국행이 늘 수 있고, 유커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단체와 개별관광 비율이 어느새 6대 4로 재편된 점을 감안, 개별 자유관광객 유치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한류에 젖어 있는 중국인들에게 국가적으로 한류를 금지할 경우 ‘사드’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파르게 증가하는 개별 관광객 유치에 힘을 모아야 할 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데다 사드 문제까지 터지면서 악조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마냥 관망할 수 만은 없어 문화수도 광주의 차별화된 한류상품 개발에 힘쓰고, 정치권과 손잡고 시내면세점 설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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