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소록도서 ‘칼부림’…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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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소록도서 ‘칼부림’…2명 사망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8.0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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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 용의자 중태…警, 계획범행 염두 다각도 수사
[고흥=광주타임즈]류용석 기자=전남 고흥 소록도 한센인 거주 마을에서 남녀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가운데 경찰이 계획에 의한 살인 가능성도 염두해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오모(68)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오씨도 자신의 흉기로 자해를 시도해 광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응급수술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4시45분께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마을 천모(65)씨의 집에서 크게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도착했을 때 천씨는 숨진 상태였으며 오씨는 약간의 의식이 있어 고흥의 한 병원을 거쳐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중태다.

경찰은 수사 초기 오씨가 천씨만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이웃 조사를 통해 오씨와 천씨, 최모(60·여)씨가 평소 자주 다퉜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신고 2시간여만에 최씨의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최씨도 이미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였으며 병원으로 가는 도중 의식을 찾은 오씨로 부터 "최씨도 찔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이 한센인마을에 함께 거주한 점에 주목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용의자 오씨와 숨진 천씨는 10여년 전부터 소록도마을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최씨는 지난 2013년 마을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록도병원의 경우 중증 환자는 병동 입원치료를 받지만 대부분은 마을에 거주하며 통원 치료를 받는다.

또 연립주택에서 1인 1실 형태로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중 천씨와 최씨가 최근들어 가깝게 지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천씨와 최씨가 가깝게 지내기 전에는 오씨와 최씨가 잘 어울렸다는 이웃 증언도 들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오씨가 자신의 집에서 차량을 이용해 5분정도 떨어진 최씨의 집을 먼저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오씨가 차량을 주차한 뒤 걸어서 2분거리인 천씨의 집을 찾아가 2차 범행을 한 뒤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다.

숨진 최씨와 천씨의 집은 열쇠로 문을 열어야 하는 구조이며 외부 침입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안면이 있는 오씨가 방문을 하자 문을 열어 준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오씨가 평소 술을 즐겨 마셨으며 범행을 하기 전에도 술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센인 거주지역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동선은 파악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의자도 수술을 받고 있어 주변 조사만 하고 있다"며 "용의자가 깨어나야 정확한 경위를 파악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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