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찬 나주소방서 방호구조과] 화재 발생 시, 나를 지켜줄 대피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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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 나주소방서 방호구조과] 화재 발생 시, 나를 지켜줄 대피요령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4.2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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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화재가 발생했을 때 우리 주변에 있는 소화기구(소화기, 옥내소화전 등)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아파트처럼 구획된 실이 많은 곳에서 문이 닫힌 상태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미 우리 힘으로는 진압이 어려울 정도로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어 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때는 화재를 진압하기보다는 우리 몸을 보호하면서 대피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 자신을 보호하면서 대피해야 하는 것일까?

화재 시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화염이 아닌 연기이다. 요즘은 소파나 가구, 벽지 등에 합성수지와 화학섬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합성수지와 화학섬유가 연소할 시는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포스겐 등 유독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이런 유독가스 속에서 1분에서 3분 정도 호흡을 하면 질식 사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이런 연기 속 유독가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가 화재 시 대피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행동이다.

그러면 연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손수건과 옷 등을 이용하여 코와 입을 막는다. 손수건과 옷이 필터 역할을 해줘서 우리가 호흡할 때 유독가스를 덜 마실 수 있게 해준다. 이 때 손수건과 옷을 물에 적셔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다음은 자세를 낮추고 이동하는 것이다. 연기는 부력에 의해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위쪽엔 연기와 유독가스가 있고 아래에는 깨끗한 공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연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벽쪽으로 붙어서 벽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진행 방향 한 곳을 정하여 나아가야 된다. 벽을 더듬다가 문을 발견하면 문밖으로 탈출하되, 문고리가 뜨거우면 무리해서 밖으로 나가지 말고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거나 대피할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

문고리가 뜨겁다는 것은 문 밖이 화염으로 인한 온도가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화재 시 대피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안일한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화재경보벨이 울리는 것을 듣거나 연기를 우리 눈으로 목격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 우리는 위의 대피방법대로 움직일까?

EBS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명이 한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던 중 교실로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전원 목격했지만 누구 하나 먼저 대피하기 전에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똑같은 실험을 5번이나 했지만 반응은 똑같았다.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안전에 관한 지식과 실천은 나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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