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최정민] 진심을 보이면 누군가는 알아봐주기 마련
상태바
[제대군인 최정민] 진심을 보이면 누군가는 알아봐주기 마련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8.31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심을 보이면 누군가는 알아봐주기 마련입니다.

저는 학사장교 41기로 임관하여 7년의 의무복무를 마치고 2010년 7월에 전역하였습니다. 전역 전 여러 기업체에 원서도 넣고 면접도 보았지만 군 생활의 경력만으로 취업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중기 복무 전역 후 취업을 준비하면서 느낀 가장 큰 애로점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스펙도 갖추어지지 않은 그냥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극복하는 것이었습니다. 군에서의 7년이라는 경력은 사회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 대학성적, 봉사활동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고, 애초에 군대라는 조직에 최적화되었을 뿐 다른 것이라고는 별 능력이 없는 것 마냥 제 경력 란에는 한 줄의 군 경력만 덩그러니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취업 진로의 방향조차 잡지 못한 채 전역하여, 무인도에서 이제야 문명의 세계에 발을 들인 원시인 같은 기분으로 사회에 나왔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제대군인지원센터를 방문하여 구직활동 지원받는 일이었습니다, 취업상담을 통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전문역량을 구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상담을 받고서 우선 자격증과 경력 란을 채울 수 있는 각종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야이던 사무직 관련 분야에 원서를 제출할 때에는 토익, 컴퓨터 자격증과 같은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하기에 정확히 어떤 분야에 취업을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을 정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토익학원을 접수하여 토익을 공부하고, 컴퓨터 활용 능력과 워드프로세서 시험공부를 하였습니다.

면접을 보더라도 군 경력이외의 다른 경력이 있냐는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면접장을 나오며 불합격을 예감하던 때에는 이제껏 제가 살아온 삶이 참 변변찮았던 것 같아 더 열심히 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와 군에 미련과 바닥을 치는 자존감을 느끼며 속도 상했었습니다.

그러한 시간들도 있었지만 낙담은 그 날로 풀고 바로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늘 토익 공부를 하고, 자격증 책을 보았습니다.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하면 영영 사회에서 자리 잡지 못한 채 사회의 변두리를 기웃거리는 사람이 될 것 같아, 이를 꽉 물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 남은 내 인생에서 지금은 가장 젊을 때니까.’라고 마음을 다지며 하루하루를 견디며 채워갔습니다.

토익 공부를 시작하고 6개월 뒤 400점이던 제 실력은 800점으로 뛰어올랐고, 컴퓨터 활용능력 1급과 워드프로세서 1급은 한두 달 안에 쉽게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역한 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른 뒤 사립학교 행정실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사립학교 행정실에 취직하게 된 데에는 군에서의 경력도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저의 전임자가 제대군인 출신이었고 성실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남겨주었던 덕분에 저의 이미지도 좋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또 진심을 다해 성실하고 정직하게 임하던 저의 면접 태도도 면접관의 눈에 좋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3년 6월의 경력을 쌓은 후 다시 이직을 하여 지금은 대전지역의 명문학교에서 맡은바 소임을 다하는 일원이 되어있습니다. 부족하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해왔고 모든 국군장병들이 군에서 배울 수 있는 생활의 근면 성실한 습관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이라는 건방진 확신을 해봅니다.

폭염의 날씨와 혹한의 날씨를 견디며 국방의 의무를 다한 현역 군인들과 전역 후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오늘도 비지땀을 흘리며 노력하시는 제대군인들을 위해 부족하지만 이 글을 남기며 부디 서른여덟에 취업에 성공한 제대군인의 사례가 작지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지금도 재취업을 위해 노력하시는 제대군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합격의 영광이 함께하길 바라며, 멀고도 험난했던 취업까지 묵묵히 함께 해준 사랑하는 아내와 큰딸, 작은딸에게 그 동안 많이 돌봐주지 못해 미안했고 이제는 사회의 일원으로, 한가정의 아버지로써 최선을 다해 보답할 것을 약속하며 이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