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마한 수장 무덤 '방대형 고분' 기법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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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마한 수장 무덤 '방대형 고분' 기법 규명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6.2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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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괴 이용해 '+'字 형태 교차 방식 영암 옥야리서 첫 확인

[영암=광주타임즈] 김제곤 기자 = 5세기 후반 영산강 유역의 분할 성토 방식의 방대형 고분 축조 기법의 전모가 밝혀졌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전라남도 영암군 옥야리 방대형 고분(方臺形 古墳:전라남도 기념물 제84호)의 봉분 축조 방식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영암 옥야리 방대형 고분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차에 걸쳐 발굴조사를 벌였다.

기존의 봉분 평면 조사에서 회색 점토 덩어리(土塊·토괴)로 봉분을 구획한 흔적은 일부 확인됐으나 탐색 트렌치(Trench:길쭉하게 판 홈)를 이용한 제한된 조사로 인해 봉분 축조 방식을 제대로 밝히기 어려웠다.

이에 봉분의 축조 공정과 토목 기술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추가조사의 필요성이 판단돼 올해 여러 위치와 방향으로 둑과 트렌치를 설치, 정밀 발굴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서 한 변의 길이가 약 30m, 높이가 약 4m인 높고 큰 방대형(方臺形) 봉분을 견고하게 축조하기 위한 과학적인 고대 고분 축조 기술의 전모를 밝혀냈다.

회색 점토 덩어리로 방사상(放射狀)·동심원상(同心圓狀)으로 구획한 공간에, 고분 주변 도랑(周溝·주구)을 만들면서 파낸 흙으로 단단하게 결구(結構)하며 쌓아 올리는 방식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고 선진화된 기술이었다.

크기가 10~30cm인 회색 점토 덩어리(土塊)를 차곡차곡 위로 쌓아 방사선 형태로 5개의 구획선을 설치, 봉분의 종(縱)방향 구획을 마련했다.

이어서 동심원상으로 2개의 구획선을 교차되게 설정해 작업 구간을 나눈 다음, 봉분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흙을 쌓으면서 봉분을 조성했다.

이번에 봉분 구획에 사용된 점토 덩어리는 우리나라에서 4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나주 장동리 고분(長洞里 古墳)을 시작으로, 5세기 후엽~6세기 중엽께의 영암(자라峰 古墳)·나주(伏巖里 古墳)·무안(德巖古墳) 등 영산강 유역뿐만 아니라 고성(松鶴洞 古墳)·부산(蓮山洞 古墳) 등 가야와 신라 문화권의 고분에서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토괴를 구획 재료로 활용해 봉분을 분할, 정교하게 쌓는 방식이 이번의 영암 옥야리 방대형 고분에 비해 1세기 정도 후인 6세기 중엽경의 일본 오사카의 쿠라즈카고분(藏塚古墳)에서 확인된 바가 있어 5~6세기 고대 고분 축조 기술을 통해 고대 한·일의 문화 흐름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암 옥야리 방대형 고분'은 5세기 후반 영산강 중·하류지역에 조성된 마한(馬韓) 수장(首長)급의 무덤으로, 봉분은 남북 길이 29.9m, 동서 길이 26.3m, 추정 높이 3.7m인 방대형이다.

봉분 중앙에서는 굴식돌방무덤(石室墓)을 비롯해 총 6기의 매장 시설이 확인됐고 원통형토기(圓筒形土器)·고배(高杯)·철갑편(鐵甲片) 등 500여 점의 중요 유물이 출토됐다.

고대 마한·백제 사회에서 흙을 높게 쌓아 올리는 토목기술로, 서울 풍납토성(風納土城)과 김제 벽골제(碧骨堤) 등지에서 확인된 '판축(版築)' 기법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토괴를 이용해 다짐벽을 '+'字 형태로 교차시켜 무너지지 않게 결구한 발전된 방식은 영암 옥야리 방대형 고분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편 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전남 영암군 옥야리 방대형 고분(方臺形 古墳:전라남도 기념물 제84호)의 봉분 축조 방식 규명을 위한 정밀 발굴조사 성과를 20일 발굴 현장에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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