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의 참의미 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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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의 참의미 새기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7.0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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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느림을 통해 행복을 일깨워 주는 ‘슬로시티’.

슬로시티(Slow City)는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으로, 이탈리아의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ti)의 시장이었던 파울로 사투르니니가 마을 주민들에게 ‘느리게 살자!’고 호소한 데서 시작된 전 지구적 운동이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국내 슬로시티(Slow City) 4곳중 2곳이 재인증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보류돼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한국슬로시티본부와 장흥군 등에 따르면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인 전남 담양 창평, 장흥 유치·장평,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등 4곳을 대상으로 재 인증 심사를 벌여 장흥은 탈락시키고 신안은 보류 결정했다.

담양 창평과 완도 청산도는 행정력과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이유로 5년간 재 인증했다.

재인증 심사는 전 세계 25개국 150여곳의 슬로시티 중 지정 된지 5년이 된 슬로시티를 대상으로 1년에 2차례씩 이뤄지며 국내 12개 슬로시티 중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심사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장흥군의 관련 사업이 슬로시티와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는 정황증거가 부족하고, 슬로시티 업무를 별도 부서가 없는 점과 슬로시티협의회의 별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는 점 등이 재 인증을 받지 못한 사유로 알려졌다. 지난해 방문객 수가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한 점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안 증도는 슬로시티 지정 2년여 만인 2010년 3월 증도대교가 개통되면서 섬으로서의 상징성과 정체성을 상실하고 외지인의 방문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당초 지정 취지가 무색해진 점을 들어 1년 간 재 인증을 유보한 뒤 올해 말 재심사를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장흥군과 신안군이 그동안 벌여온 ‘슬로시티’ 마케팅에 따른 관광객 유치 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재심사는 실사를 나오지 않고 제출한 자료만을 토대로 이뤄진 것인 데다 평가 기준이 유럽 중심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연말 재심사 또는 재신청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니 지켜볼 일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슬로시티본부에 관여하는 대학교수의 자문을 받는 대신에 지역 대학교수의 자문을 받은 것이 ‘미운털’이 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는 항변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빠름보다는 느림, 채움보다는 비움, 인공보다는 자연을 중시하자는 슬로시티의 취지를 살리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슬로시티는 단순한 국제 인증이 아니라 대도시 집중화와 농촌 공동화에서 비롯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대안이다. 해당 지자체는 이같은 의미를 다시금 새긴 후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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