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능필수’ 졸속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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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수능필수’ 졸속 우려된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8.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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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관련해 요즘 자주 등장한다. 이같은 경구는 일본에게만 적용되는 것만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이런 가운데 그간 논란이 됐던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방안이 당정협의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역사 과목이 대입에 필수적으로 반영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회의론적 시각이 많다.

특히 입시에 짓눌려 있는 학생들에게 부담만 지우고 사교육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은 2016학년도까지는 현행 대입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하되 일부 제도를 변경해 시행하고, 현재의 중학교 3학년이 응시하는 2017학년도부터는 대입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대입제도가 개편되는 2017학년부터는 그 동안 필수과목 지정 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한국사가 사회탐구 영역에서 분리돼 수능 필수과목이 된다.

우선 2017학년도부터는 문·이과 구분을 일부, 또는 완전히 없애는 2가지 방안이 검토 중이다. 문·이과 구분이 전면 폐지되면 모든 수능응시자가 공통으로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과목과 한국사 등 6과목을 똑같은 문제로 응시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7학년도 대입제도는 오는 9월 2일부터 권역별 공청회 등에서 의견을 수렴해 10월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한국사는 2017학년도부터 사회탐구 영역에서 분리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며, 수험생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또 2015∼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수준에 따라 A·B형으로 구분된 현행 국어·수학·영어 가운데 국어와 수학은 현행 수준별 A·B형 체제를 유지하지만 영어는 A·B형 선택을 둘러싼 혼란에 따라 A·B형 구분을 없애고 단일화한다. 그 동안 준비해온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도 활용하지 않는다.

이번 지정을 계기로 역사에 대한 홀대, 젊은 세대의 무관심을 반성하고, 역사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제 당국은 불필요한 암기 내용을 줄이고 탐구 토론형 수업을 늘리는 방향의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또 한국사가 수능필수 과목이 되는 순간 단순 암기하는 과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받아들여 개선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월 언론사 논설실장 오찬에서 관련 발언을 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내용과 형식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는 등 졸속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졸속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협의와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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