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장은 30일 기상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매일 운동했지만 두 달 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져 잠깐이라도 재충전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상청과 나를 둘러싼 근거 없는 논란과 의혹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기관장으로서 스트레스는 당연히 있는 것이다. 건강 이상 징후가 겹쳐 사임을 결정했다"고 보충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임명된 이 청장이 취임 5개월 만에 전격 사퇴하자 기상청 안팎으로 배경에 대한 뒷말이 많다.
일각에선 이 청장이 기상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 것에 부담을 느껴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청장이 다목적 기상항공기(예산 195억원) 입찰과 관련해 특정 업체에 편의를 봐줬다는 비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기상청 산하기관의 인사·채용 비리와 산하기관 간부의 성희롱 의혹 등이 쏟아진 것도 피로감을 배가했다는 추측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 청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비리 의혹과 특혜 채용은 낭설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수사를 하든 조사를 하든 하지 않겠냐"며 "근거 없는 소문과 투서가 빗발쳐 심리적 부담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특히 여름은 기상청 예보가 중요해 예민한 시기다. 매일 업무 결과가 나오는 시스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안 좋은 소문도 겹쳐 버티기 힘드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기상청 나득균 대변인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피로도가 쌓여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윗선의 압력과 비서울대 출신으로 인한 알력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자신을 둘러싼 입찰 비리 의혹에서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재차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인 이 청장은 1988년 과학기술처 행정사무관에 특채된 뒤 2007년 기상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부산지방기상청장, 기상청 기획조정관 및 차장을 거쳐 올해 3월 기상청장에 임명됐다.
이 청장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조주영 기상청 차장이 업무 대행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