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한 마디로 대화록은 있고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는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이 검찰의 대화록 미이관 수사결과 발표 이후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문 의원은 이후 쏟아진 질문 세례에는 답변을 피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축사를 통해 "대화록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고, 국정원에 남겨둔 대화록과 청와대가 작성한 초안과 완성본 모두 내용상 다르지 않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사초를 폐기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어떤 것도 숨기지 않았고, 숨길 이유도 없었다"며 "분명한 것은 이런 정치공세 자체가 노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정상회담 회의록을 남겨두기로 지시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 대표는 "(노 대통령은) 다음 정부, 그것도 한나라당의 이명박정부를 위해 남북관계를 잘 풀라고 대화록을 선의로 국정원에 남겨두도록 지시했지만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는 그저 비열한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회의록을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한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은 건배사에서 "오늘은 의미 있는 날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이지원에 탑재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날"이라며 "이제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에게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 의원도 건배사를 통해 "지금 NLL이 살아있냐 죽었냐. 저렇게 뻔히 살아있는데 포기했다고 하니 답답하다. 생물로 살아 펄펄 뛰는데 자꾸 죽었다니 환장할 노릇"이라며 여권의 노 전 대통령 NLL포기 발언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한 의원은 "대통령기록관에서 NLL대화록을 검찰이 찾아냈다. 이것이면 끝이 아니냐.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기명 노무현재단 후원회장도 "내일 모레 여든인데 요즘처럼 더러운 정치는 처음 봤다. 이런 오물통 정치는 처음 봤다"며 대화록 폐기 의혹을 제기하는 정부와 여당을 비난했다.
한편 야권 원로인 김상근 목사는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감안한 듯 "승리 중에 추한 승리가 있고 아름다운 승리가 있다. 어떤 승리는 추하고 사기성 있는 승리다. (우리는) 건강한 승리를 하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