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한미합작투자 사업과 관련 '사기극' 발언을 둘러 싸고 시와 시의회의 격한 대립에 이어 시의원간 갈등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가세하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둔 시점이어서 ‘정치적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홍인화 (민주당·북구4) 시의원이 지난 20일 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광주시의 3D(입체영상)변환 한미합작법인인 갬코 사건이 사기극이었다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홍 의원은 최근 참여자치 21이 갬코 사건 관련자 3명을 고발한 것과 관련, 이날 긴급현안 질의를 통해 강운태 시장에게 “K2 측의 기술력이 없는 지 알고서도 추가 송금한 것 아니냐. LA기술테스트는 의미가 없었다”고 강 시장을 몰아부쳤다.
이에 강 시장은 "지난해 시의회가 1년 동안 행정특별감사를 했고 감사원이 감사를 했고 대한민국 검찰이 수개월동안 수사해 일부가 법원 재판 중인 사건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장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
홍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1년여전 갬코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문상필 (민주·북구3) 의원이 "당시 갬코특위 위원이었던 홍 의원이 마치 부실특위로 비춰질 수 있는 질의를 하고 있다"며 "정치적, 정략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고 홍 의원을 비난했다.
단순한 소란으로 끝날 것 같던 이날의 논란은 다음날 더욱 증폭됐다.
광주시는 지난 21일 '홍인화 시의원 현안질문에 대한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홍 의원은 사기극 운운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시와 관계부서 공무원들이 집단 반발하자 홍 의원이 위원장인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 전면 거부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 책임 있는 광주시 간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시의회가 다음날인 지난 22일 의원총회를 열어 예산안 심의를 재개하면서 양 측간의 갈등은 해소되는 듯 했으나 다시 광주시가 같은 날 오후 '홍인화 의원 현안질문과 관련한 시의회 성명에 대한 광주시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대립각이 커졌다.
시의회가 지난 22일 언론에 배포한 '시의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에 일부 의원들이 동의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서 시의회의는 예산안 심의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에는 시의회 내부 갈등으로 비화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검찰 수사까지 끝나고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을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꺼내 들어 논란을 만드는 것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의원의 표현이 과했다 할지라도 특정 부서 공무원들이 단체로 반발의사를 표현한 것 또한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갬코 사업은 아직 검찰 수사중이다. 불필요한 억측으로 인한 정쟁은 광주시민에게 또다른 상처일 뿐이다. 어떠한 단체행동이나 대응을 자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