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한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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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한핏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1.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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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을 위한 조치로 설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한의 대답은 없다.

분단으로 겪어야 했던 이산가족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간 남과 북 모두 일체의 정치적 판단을 배제해야 한다는 각계의 여론과 공감이 있었지만 매번 정치적 부침과 연계돼 이산가족들과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애끓게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한 명이라도 더 생사를 확인하고 만날 수 있게 해주려면 남북 당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남북관계가 다른 정치적 이유로 긴장상태를 보이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부침과 무관하게 이산가족 상봉은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된다. 그래야만 상봉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단 한 차례 상봉 후 속을 태우는 이산가족의 재상봉도 필요하다. 앞으로 정부도 최선을 다해 북을 설득해야 하지만, 북한도 인도주의적 가치에 입각해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과 상봉, 상호 방문에 협조해야 한다.

이미 이산가족 12만 명 중 많은 사람이 상봉의 기쁨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상봉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거동 불편자를 위해 화상상봉도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남북한 모두 이산의 아픔을 진정으로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남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에 정부는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년사에 구체적인 반박 입장을 낸 건 이례적이다. 우선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김정은식의 대남 평화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지난해 직접 전면에 나서 ‘서울 불바다’와 ‘핵 찜질’ 같은 위협을 가한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 운운하며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제스처에는 진정성 없다고 평가 절하한 정부가, 이제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북에 제의해 놓고 사흘째 답이 없다고 하는 꼴이 우습다.

상대를 ‘진정성 없음’이라고 만천하에 떠들어 놓고 이제와서 이산상봉하자고 하면 버선발로 마중 나와야 한단 말인가.

대화는 상대를 진정성 있게 예우할 때 소통이 된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대통령의 정서와 ‘통일은 한핏줄’이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가진 국민과의 괴리가 아직 커 보인다. 정부부터 영혼 없는 말을 아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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