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명 사상’ 순천~완주 고속도 터널 사고 원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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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명 사상’ 순천~완주 고속도 터널 사고 원인 ‘관심’
  • /순천=이승현 기자
  • 승인 2020.02.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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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내린 눈으로 도로 결빙 가능성 높아
대형 화물차 안전 속도·거리 미확보 여부도 조사
도공 “사고 30여분 전 제설작업 마쳐…문제 없다”
완주~순천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서 다중추돌 사고 현장감식이 실시돼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완주~순천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서 다중추돌 사고 현장감식이 실시돼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순천=광주타임즈]이승현 기자=지난 17일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터널 사고와 관련, 경찰은 결빙(블랙아이스)된 도로에서 안전 속도 및 거리 미확보 등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18일 전북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 100m 지점에서 차량 31대가 잇달아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3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국도로공사의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참고하면 이번 사고는 군 장갑차를 실은 수송차를 뒤따르던 대형 화물차량이 들이받으면서 시작됐다. 

수송차에 올라탄 상태로 대형 화물차량이 터널 안으로 진입했고, 이후 분리되면서 터널 우측에 정차했다. 당시 뒤따르던 차량 11대는 서행했던 덕분에 큰 인명피해가 없었다.

이때까지는 경미한 접촉 사고였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한 탱크로리 화물차량들이 사고행렬을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

먼저 질산을 담은 24t 탱크로리 화물차가 사고로 멈춰있던 차량들을 덮쳤고, 이어 PVC 수송 화물차와 곡물 수송 화물차가 연달아 부딪혔다.

특히 사고 충격으로 질산 1만8000ℓ를 실은 탱크로리 차량에 불이 붙으면서 터널 부근은 검은 유독가스로 뒤덮였다.

이에 현장에 출동한 환경 당국은 탱크로리 차량에서 질산 등 유독물질을 빼내 다른 차량에 옮겨 담는 방식으로 방제작업을 벌였다.

현재 터널 안에는 대형 화물차량 3대를 비롯해 부서진 차량의 잔해와 유류품, 화물 등이 흩어져 있어 치우는 데 3~4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찰과 소방, 도로공사, 국과수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도된 24t 탱크로리 화물차를 기준으로 인명피해가 급증했고, 1차 사고가 발생한 구역의 차량 11대에선 큰 피해가 없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당시 눈이 많이 내린 만큼 도로 결빙 가능성 및 안전거리 미준수 등이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여파로 터널 내부 조명 등 구조물과 노면 일부가 파손돼 보수가 필요한 상태”라며 “천장구조물 등 공사 후 종합안전진단을 거쳐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우회 조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고 발생 30여분 전인 전날 오전 11시 56분께 사고 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고 전날부터 제설차를 이용해 사고 터널 도로에 염수 및 제설제를 살포했다고 도공 측은 설명했다.

작업이 끝난 구간의 도로는 비가 내린 상황과 유사하며 1시간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공 관계자는 “제설작업이 진행된 영상을 보면 작업이 이뤄진 구간과 갓길 등의 비제설 구간의 차이가 확연하다”며 “사고 당시 도로가 결빙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이나 비로 젖은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감속하고 앞차와 적정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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