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통째’ 원격강의 광주·전남 대학가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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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통째’ 원격강의 광주·전남 대학가 ‘골머리’
  • /뉴시스
  • 승인 2020.04.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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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전문대 모두 적게는 2차례, 많게는 5차례 연장
중간고사 취소, 학과 자율 시행, 성적평가 절대평가로
부실수업 논란, 등록금 반환운동, 실습대란 등 고민 커

[광주타임즈]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광주·전남 대학가에 인터넷 강의 피로감과 함께 한 학기 전체를 원격강의와 재택수업으로 채우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염병 확산 방지와 학생 안전, 학습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집합 수업에 따른 집단 감염의 우려가 여전한데다 수업 부실 등을 이유로 등록금 반환운동도 현실화되고 있어 대학으로선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4년제, 전문대 할 것 없이 실험실습에 대한 고민도 커지면서 중간고사 취소와 인터넷 강의 무기한 연기, 휴강과 종강 연장 등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 1학기 전체 인터넷 강의 현실화되나
설마설마했던 한 학기 전체 인터넷 강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이화여대와 건국대, 숭실대가 1학기 강의 전체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키로 이미 확정했다.

국립 서울대와 사립대인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경희대는 온라인 강의 종료시점을 무기한 연장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 대면강의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루 확진자수가 한자릿수로 내려가거나 최소 1∼2주 동안 30∼50명 수준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최악의 경우 학기말까지 온라인 강의가 이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확 진세가 상대적으로 둔한 광주·전남의 경우 한 학기 전체를 원격강의로 확정한 곳은 없지만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진 않는 분위기다.

전남대와 조선대가 각각 이달 오는 24일과 17일까지 비대면 강의를 진행한 뒤 27일과 20일을 등교일로 정한 상태고, 동신대와 호남대도 이르면 27일부터 등교후 강의실 집합수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대다수 대학이 적게는 2∼3차, 많게는 4번에 걸쳐 학사일정을 변경했다.

전문대는 등교시점을 더욱 늦췄다. 교육부와 한국전문대교육협의회 권고에 따라 적게는 2차례, 많게는 5차례나 등교 일정을 변경한 끝에 대부분 5월1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뒤 이르면 4일 등교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광주 6개, 전남 9개 전문대 중 광주 동강대, 서영대, 보건대, 기독간호대, 전남과학대, 전남도립대, 순천청암대, 광양보건대, 여수한영대가 5월 첫째주까지 비대면 강의를 연장했다.

조선간호대, 나주 고구려대, 순천제일대 등은 4월13일, 목포과학대는 4월20일 등교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협의회 권고 등에 따라 추가 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학교는 중간고사를 취소하거나 학과자율에 맡겼다. 성적평가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 곳이 많다.

동강대 관계자는 8일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문대교육협의회 권고에 따라 추가 연장한 것”이라며 “비대면 수업이 예상보다 길어진 만큼 철저한 학생관리와 수업의 질 향상 등 차질없는 학사 운영에 올 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 부실수업, 등록금 반환운동, 실습대란 등 “고민되네”
‘원격강의+재택수업’이 7주째 이어지면서 대학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선, 인터넷 강의 초반부터 불거진 부실수업 논란이 여전하다. 접속 오류 문제는 서버 증설 등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쌍방향 소통 부재와 시간 떼우기식 유튜브 영상 탑재, 빈약한 콘텐츠 등은 곳곳에서 문제시되고 있다.

특히, 원격강의가 장기화되면서 실험실습 분야가 커다란 과제로 떠올랐다. 현장실습이 필수인 예체능과 간호보건, 기술직업군의 실습 과목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의사나 간호사시험 등 국가고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법 개정 사안이지만 입법부인 총선 정국이라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가의 실험실습 장비들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강의실이나 도서관, 각종 편의시설 등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수도권 대학을 시작으로 ‘수업권 침해’라며 시국선언과 등록금 반환운동에 번지고 있는 점도 지역대학들로선 부담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부실수업에 따른 공정한 평가문제와 무더기 이의제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각 대학들로선 무기한 원격강의나 휴강, 종강 연기를 섣불리 결정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일부 대학에서 실습과목까지도 온라인 강의에 나서고 있지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기술적으로, 행정적으로 원격강의의 질을 높이는데 매진하는 수 밖에 이렇다할 대안은 없다”며 “아직은 견딜만 하지만 수도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요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을 찔끔찔끔 연장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무기한 비대면 방식으로 가는게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학사일정 변경을 대학 자체 판단에 맡기기보다 정부차원의 보다 세밀화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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