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 폭우에 물바다로 변한 영광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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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폭우에 물바다로 변한 영광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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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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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66.4㎜ 비에 백수읍 볏논 하루 넘게 잠겨
7월에만 2차례 침수돼 망연자실, 복구에 안간힘
영광군 백수읍 한 농민이 침수 피해가 잇따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영광군 백수읍 한 농민이 침수 피해가 잇따른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벼가 순식간에 잠겨브렀어. 속만 썩어 문드러지제”

30일 오전 전남 영광군 백수읍 약수길 일대 볏논에서 농민 김모(65)씨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 오전 8시44분을 기점으로 시간당 66.4㎜의 폭우가 내린 탓에 볏논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영광에는 198.5㎜의 비가 쏟아졌다.

김씨의 논은 백수읍 바다와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진데다 지대가 낮은 쪽에 있는 터라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벼는 물에 젖어 축 늘어졌고, 사이사이로 부유물이 나뒹굴었다.

벼 앞면과 잎 가장자리도 곧추서지 못하고 시들시들했다. 강한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보였다.

유수 형성기와 출수 사이인 점을 고려해도 이삭이 어느 정도 생겼는지 알아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김씨는 전날 오전 7시 논으로 달려왔지만, 순식간에 논이  강처럼 변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삽으로 둑방 일부를 걷어내고 배수 기계를 돌려도 빗물은 빠지지 않았다. 속수무책이었다.

보름 전에도 백수읍 일대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이번 달에만 2차례의 침수 피해를 봤다.

김씨는 지난달 초 벼를 심어 경작 중인 논의 절반가량인 6.6㏊가 침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날 오전 이따금 비가 내리다가 그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통 이틀 이상 벼 전체가 물에 잠기면 20%가량이 이삭·뿌리 고사, 알곡 수 감소, 출수 지연 등의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김씨는 “쌀농사 46년째를 맞아 같은 달에 2차례 침수 피해를 본 건 처음”이라며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가장 작을 시기인 점을 고려해도 하루 더 비가 쏟아졌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칠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전부 빠지는 대로 벼의 상태를 다시 살펴볼 계획이다. 폭우에 대비한 (농경지)배수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폭우로 영광에서는 농경지 363㏊와 주택 10채가 침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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