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와르르’ 영산강 대홍수, 들녘 삼키고 주민구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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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와르르’ 영산강 대홍수, 들녘 삼키고 주민구조 계속
  • /광주타임즈
  • 승인 2020.08.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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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평천·봉황천 제방 붕괴…농경지 800㏊ 이틀째 침수
소방구조대 미쳐 대피 못한 고립지역 주민 구조 활동 지속
9일 오전 영산강 대홍수로 마을이 침수돼 고립된 나주 다시면 가흥마을 주민이 119소방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독자 제공
9일 오전 영산강 대홍수로 마을이 침수돼 고립된 나주 다시면 가흥마을 주민이 119소방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독자 제공

 

[광주타임즈] 연이틀 쏟아진 물폭탄에 대홍수가 발생한 나주 영산강 유역은 무너진 제방 사이로 성난 파도처럼 밀려든 황톳빛 강물에 농경지 수백여㏊가 순식간에 바다로 변하는 등 9일 오전에도 고립 주민 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9일 나주시에 따르면 역대급 폭우에 지난 7~8일 최대 390mm의 누적 강수량을 보인 나주 지역은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영산강 수위 상승으로 불어난 강물이 지천으로 월류하는 바람에 지난 8일 오후 3시30분께 문평천 제방이 붕괴돼 수마가 덮친 나주 다시면 복암·가흥·죽산들 농경지 볏논 532㏊(160만평)는 이틀째 물속에 잠겨 있다.

농민들이 발을 동동구르며 물이 빠져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 농사는 사실상 망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주시가 영산강 범람을 우려해 문평천 제방이 붕괴되기 전날 오전에 대피령을 발령하고 다시면 회진·복람·신석·가흥·죽산·동당리 등 5개 마을주민 900여명을 신속히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미쳐 대피하지 못해 고립된 가흥마을 고지대 주민 일부는 9일 오전까지 이어진 구조활동 덕분에 임시 피난시설로 옮겨져 놀란 가슴을 달래고 있다.

4대강 영산강살리기 사업으로 홍수조절용 저류지가 들어선 봉황천 제방도 성난 강물을 못이고 전날 오후 4시20분께 붕괴돼 나주 관정들 수십여㏊가 이틀째 침수 피해를 보고 있다.

전날 나주 영산강 중류 구간은 영산교 지점 수위가 한때 바닷물 만조 시간과 겹쳐 14.48m까지 급상승하면서 계획 홍수위 13.32m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급격히 불어나는 강물은 지난 1989년 대홍수의 아픔을 간직한 영산포 권역 주거 밀집 지역을 긴장시켰다. 대규모 범람까지 겨우 0.16m의 여유만 남겨둔 채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 닫았기 때문이다.

전날 영산강 수위 급상승으로 국도 13호선 영산대교와 영산교, 죽산교 등 교량 3곳에 내려진 차량 이동 제한 조치는 9일 오전 모두 해제돼 통행이 정상화 됐다.

나주시가 이날 오전 6시께 집계한 폭우 피해는 농경지 침수 888㏊(볏논 802㏊·시설채소 86.2㏊), 주택 침수 43가구, 축사 침수 33동(오리 7만3500마리), 도로 침수 16건·유실 1건, 소하천 제방 호안유실 12건, 산사태 16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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