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무등산 난개발 우려’ 신양파크호텔 부지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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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무등산 난개발 우려’ 신양파크호텔 부지 매입
  • /김영란 기자
  • 승인 2021.02.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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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컨소시엄 감정평가 후 평균가로 매입하기로
활용은 “공익적”, 경관·도시계획 “친환경 모드”
재원·용도·공유화 등 과제…사회적 공감대 필요
이용섭 광주시장이 22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무등산 난개발 방지 관련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시장이 22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무등산 난개발 방지 관련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타임즈]김영란 기자=광주시가 난개발 우려와 논란이 제기돼온 옛 신양파크호텔을 직접 매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광주의 대표적인 생태·문화자원을 지켜내 공익적 가치를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1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 마련과 활용 방안, 광의적 의미의 무등산 공유화 운동과의 연계 등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2일 대시민 담화문을 통해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정·학 협의회가 제안한 신양파크호텔 공유화 제안을 전격 수용해 신양파크호텔을 시가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의 어머니’로 불리며 굴곡진 역사와 함께 해온 진산(鎭山)을 난개발로부터 지켜내고, 공익적 가치를 높여 후손에서 온전히 물려준다는 시대적 사명과 지역 사회 갈등·논란을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낸 협치 행정의 성과라고 시는 평가했다.

“도시철도 2호선과 광주형 일자리, 민간공원 특례사업, 장록습지 국가습지 지정, 코로나19 민관공동대책위원회와 궤를 같이하는 생활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라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1981년 무등산 장원봉 인근 1만6000㎡에 3성급 호텔로 들어선 신양파크호텔은 국내외 외빈들이 주로 묵는 광주의 대표 호텔이었으나 시설 노후화와 수익 악화로 2년 전부터 영업이 중단됐고, 업체(컨소시엄) 측은 호텔부지를 포함해 2만5800㎡에 지하 3층 지상 4층 6개동 80여세대 규모의 고급 빌라를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가 난개발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고, 공유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시는 이날 부지 매입 방침을 확정, 발표했다.

매입가는 시와 컨소시엄 측의 감정평가 후 평균가로 사들인다는 게 기본 방침이고, 개발 지연에 따른 금융 비용 등도 넉넉히 감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얼추 100억원대, 많게는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다른 사업들에 비해 금액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전제한 뒤 “매입가보다는 사적 활용이 아닌 공익적 활용이라는 게 보다 중요하고, 시가 중심을 잘 잡아서 진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지 활용방안으로는 생태학습장, 소공원, 역사관, 무등산 지질공원 안내소, 친환경적 전망시설, 건물 리모델링을 통한 유스호스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산업 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어느 하나 확정된 것은 없다.

이 시장은 “신양파크를 계기로 광주를 아파트 중심 무미건조한 도시에서 벗어나 친환경생태 문화예술도시로 만드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며 “특히, 무등산을 그린뉴딜 생태도시 전진기지로 삼아 도시경관, 도시계획 등을 모두 친환경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양파크 활용방안 모색 등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장밋빛 비전과 함께 과제도 적진 않다. 우선, 최소 100억원 이상의 혈세를 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문제인만큼 재원 조달 방안과 공익적 활용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적잖은 규모의 세금으로 사들이고도 ‘소유’와 ‘이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거나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또 다른 갈등이 빚어져선 안 된다는 여론도 높다. 공공재냐, 공유재냐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자체 관리 도립공원이 아닌 국가지정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가운데 과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주도로 1999년 이후 진행돼온 무등산 공유화 시민운동과 큰틀에서 어떠한 연계성을 지니고, 이를 보다 확대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 분야 전문가는 “국립공원 경계를 조금만 벗어나도 무등산 자락 주변에는 개발 가능한 땅들이 적지 않다”며 “신양파크 매입을 계기로 무등산은 물론 경계 밖에서도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와 공공 유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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