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출판, 헛심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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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출판, 헛심 쓰지 말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2.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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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합법적 수금창구 노릇을 한지 오래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정치인과 단체장 등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출판기념회가 정치인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고 있지만 문제는 ‘눈먼돈’이른바 합법적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액은 한도나 사용 내역 공개 의무가 없을 뿐더러 세금도 없고 선관위에 신고할 필요도 없는 허점 때문에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누가 책 한권의 값으로 얼마를 냈는지 전혀 알 수 없고, 주는 자와 받는 자만 알 뿐인 출판기념회 모금. 이 때문에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선거 자금 모금 행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모금 수단인 동시에 신종 뇌물 창구 역할인 셈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연간 1억 5000만 원(총선과 지방선거 등 전국 선거가 있는 해는 3억 원)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정치 후원금은 내역 공개, 영수증 발행, 선관위 신고 및 회계 검사 등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다. 반면 출판기념회는 정치자금법의 어떤 항목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에 가장 핫한 출판기념회는 단연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대규모 출판기념회다.

출판기념회 금지를 다짐했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낡은 정치를 타파하겠다며 ‘새정치연합’ 창당 발기인대회를 치른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무려 2000여 명이 몰렸다고 하니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답다는 생각이 든다.

지자체마다 9~10명이나 예비후보가 난립해 저마다 출판기념회를 열어대니 눈도장도 찍고 돈봉투도 내야 하는 정부부처, 산하단체, 공공기관, 기업들의 부담이 이루 말로 할수 없다.

출판기념회를 한 번 열면 최소한 2억~3억원씩은 거둔다는 게 정설이다.

이처럼 출판기념회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자, 취소하는 광주·전남 정치인과 단체장이 늘고 있어 그나마 반갑다.

민주당 전남도지사 후보 경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5일 "3월 4일로 예정된 '박지원의 무한도전' 출판기념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민주당은 24일 국회의원 윤리실천법안을 발의했다"며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고민 끝에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재선을 노리는 강운태 광주시장도 당초 계획했던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강진원 강진군수, 송광운 광주 북구청장 등도 출판기념회를 취소하거나 열지 않기로 했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쏟아지는 책들 대부분은 자화자찬이 주를 이뤄, 그닥 읽을거리로 적합하지도 않거니와 진정성 있는 펙트가 부족해 실제로 이를 구입해서 정독하는 이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앞으로는 출판기념회 뿐만 아니라 별반 소장 가치도 없는 책들을 찍어내는 일들을 자제해야 될 성싶다.

정치인들이여, 탈고하느라 헛심 쓰지 말고 그 시간에 정책개발을 하나라도 더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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