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의무화 확대 첫 날, 대형마트·백화점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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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의무화 확대 첫 날, 대형마트·백화점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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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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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외국인 접종 증명 애 먹어…출입구엔 장사진
“너무 불편하다” “이젠 적응할 때” 시민 반응 엇갈려
유통업계 “손님 내쫓는 것 같아 민망…불편 최소화”
대형 유통 점포 대상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직원 안내를 받아 QR코드 출입 인증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형 유통 점포 대상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 시행 첫 날인 10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직원 안내를 받아 QR코드 출입 인증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생필품 사는 마트까지 확대해야 하는 건지…” “손님들을 내쫓는 격이니 당혹스럽습니다.”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 점포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확대 적용된 10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한 대형마트.

마트 출입구엔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쿠브) 또는 QR코드 인증을 일일이 확인하는 직원 4명이 곳곳에 배치돼 손님들을 안내했다.

20대로 보이는 한 시민이 모바일메신저 앱을 활용해 QR코드로 출입 등록을 하자, “딩동댕. 접종 완료자 입니다”라는 초록색 문구와 함께 경쾌한 안내음이 들렸다. 곧바로 체온 측정을 거쳐 매장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제때 접종 증명 정보를 갱신하지 않아 부랴부랴 서두르는 시민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한 중년 남성은 출입 등록을 안내하는 직원에게 “백신 접종 안 했어요”라고 밝혔고, 안심 번호 전화를 통해 출입 등록만 마쳤다.

직원이 “백신 접종 증명이 없으면 원래는 출입이 안 되세요. 아직 계도 기간이니까 일단 입장은 하실 수 있어요”라고 친절히 안내했지만, 남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짓다가 발길을 되돌렸다.

한 30대 남성 손님은 출입 등록을 하던 중 인증 기기에서 백신 접종 정보가 화면에 뜨지 않자, 직원 안내를 받고 서둘러 전자접종증명서를 최신화한 뒤 직원에게 내보였다.

한 할머니는 카트를 끌고 한참을 출입문 앞에서 서성였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직원 안내에 따라 백신 접종 정보 불러오기부터 시작했으나, 10분 남짓 걸려 출입할 수 있었다.

그 사이 건물에 들어선며 야외에 있던 쇼핑 카트를 끌고 옹기종기 모인 손님 5~6명이 출입 등록 창구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하면서 혼선이 빚어졌다.

외국인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한참을 망설이다가, 간신히 출입 등록을 마쳤다.

외투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코로나19 백신 접종 종이 증명서를 꺼내 직원에게 내보인 나모(60)씨는 “몇 일 전에 백신 3차 접종을 마쳐 아직 쿠브 앱을 최신화하지 못했다. 혹시 몰라 가져왔다”면서 “장 보러 온 건데 출입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지참한 주부도 직원 확인 절차를 거쳐 매장에 진입했다.

한 중년 여성은 딸을 향해 “출입 등록을 또 해야 돼?”라고 이야기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화정동 주민 박모(42·여)씨는 “생필품 몇 개 사러 왔는데 출입 등록을 해야 한다니 번거롭다. 이제는 어디든 방문하는 게 쉽지 않고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반면 식당·카페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행된 만큼,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인과 함께 장을 보러 온 이모(73·여)씨는 “처음엔 익숙치 않고 귀찮았었는데 남편과 딸이 QR코드 인증 방법을 자세히 알려줬다. 이제는 어딜 가나 해야 하니 적응이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방역에는 국민들이 잘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65·여)씨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도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니 백신 접종자 중심으로 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 모두의 건강 문제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백화점에서도 출입 등록을 하려는 시민들이 2~3분 가량 차례로 줄을 섰다. 접종 여부 확인을 위해 직원들이 1시간 단위로 돌아가며 근무를 섰고, 시민들을 맞으며 출입 절차를 안내했다.

마트 관계자는 “백신 접종 증명서가 없는 시민들에게 계도 기간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불쾌해서 돌아가신다면 어쩔 수 없다. 손님을 내쫓는 것 같아서 영 민망한 상황이다”며 “손님이 몰리는 주말엔 지하주차장 등지에도 출입 등록 장비를 설치해 혼선을 최소화 해야하지 않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도 “매장 이용에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장비, 인력을 확충했다. 지하 통로로 연결돼 있는 마트와 백화점을 오갈 때마다 출입 등록을 해야하니 일부 손님들은 볼멘 소리를 한다. 영업장 단위로 출입 등록을 해야 하는 정부 방역 지침을 손님에게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방역패스 의무화 시설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가 추가된다.

대규모 점포는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상인 시설로 대형마트, 의류·가전·가정용품 등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 복합쇼핑몰 등이다. 특정 품목에 특화된 전문점도 면적 규모 등 기준 충족 시 방역 패스 적용 대상이 된다.

방역패스 적용에 따라 이날부터 해당 시설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또는 48시간 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사실상 미접종자는 대규모 점포 출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효 기간 180일을 부여하는 방역패스 제도의 계도 기간 종료와 함께 앞으로 위반 사항 적발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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