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계엄군 암매장 확인…행불자 전수조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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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재단 “계엄군 암매장 확인…행불자 전수조사를”
  • 광주타임즈
  • 승인 2022.09.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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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발견 유골 중 5·18 행방불명자 확인…첫 실마리
2019년 무연고자 묘서 발견된 유골 262구 중 1구
2구는 일부 유전자 정보 일치, 행불자 가능성 높아
신군부 암매장·민간인 학살 실체 밝혀질지 ‘주목’
지난 2019년 12월 20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돼 군과 경찰, 5월단체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일부 두개골에서는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돼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5·18기념재단 제공
지난 2019년 12월 20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돼 군과 경찰, 5월단체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일부 두개골에서는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돼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5·18기념재단 제공

 

[광주타임즈]박준호 기자=지난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 개장 작업 도중 발견된 유골 262구 중 한 구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의 유전자 정보(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42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던 암매장 진상규명이 계엄군 주둔지였던 옛 광주교도소에서 첫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25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발견된 유골 중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160구에 대한 유전자정보 감식 결과 1구가 당시 행방불명자와 일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2구에 대해서도 유전자 정보가 일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발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조사위는 내다보고 있다.

조사위는 광주시가 지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5차례에 걸쳐 확보한 154가족·334명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 정보를 분석, 비교 검증했다.

조사위는 유전자 정보가 확인된 유골이 5·18 행불자와 최종 일치하는지 추가 조사를 이어간다. 또 오는 11월까지 유골 160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마칠 방침이다.

지난 42년간 공식적으로 인정된 5·18 행방불명자는 모두 84명이다. 이 중 6명 만이 지난 2002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19년 12월 20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고자 묘 개장 작업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당초 40여 구로 추정됐으나 분류 작업을 거치면서 최종 262구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 유골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5·18기념재단은 26일 성명을 내고 “(행방불명자의) 암매장 의혹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지만 신원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5·18 희생자를 찾기 위해 암매장지 조사를 꾸준히 했음에도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계엄군의 조직적인 진실 은폐 시도 때문”이라며 “전두환도 회고록을 통해 부인한 암매장 사실이 이번 광주교도소 발견 유골을 통해 실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행방불명자 접수는 1990년 이래 광주시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졌으나, 자료 부족의 문제로 신고 접수된 448명 중 78명만 행방불명자로 인정됐다”며 “행방불명자에 대한 암매장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만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인정받지 못한 행방불명자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또한 시민 학살을 은폐했던 과거에 책임을 지고 행방불명자의 명예 회복과 미진한 진상 규명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옛 광주교도소는 5·18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열흘간의 항쟁 직후 교도소 안팎에서는 시민 희생자 11명의 유해가 가매장 상태로 수습됐다.

옛 교도소 무연고 묘지를 정리하며 발굴한 유골 중에서 5·18 행방불명자 DNA가 확인되면서 합리적 추론단계에 머물던 암매장은 역사적 사실임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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