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1회 용품 안 쓴다더니…‘막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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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1회 용품 안 쓴다더니…‘막 썼네’
  • 유우현 기자
  • 승인 2022.11.0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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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청 및 공공기관, 두 달간 1회용품 수십차례 사용
지자체장 및 기관장들 SNS 홍보 사진서 버젓이 게재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오히려 무분별하게 사용해”
지난 10월 26일 열린 광산구민의 날 부스 모습. 대표적인 1회용품 '페트 생수병'과 각종 1회용품이 보인다. /사진=유우현 기자
지난 10월 26일 열린 광산구민의 날 부스 모습. 대표적인 1회용품 '페트 생수병'과 각종 1회용품이 보인다. /사진=유우현 기자

전국 최초로 ‘1회용품 사용제한 조례’까지 제정했던 광주광역시가 수십 차례 1회용품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실태 시민모니터링단'이 발표한 '공공기관 1회 용품 사용 실태 모니터링 중간발표'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5개 구청 및 공공기관이 최근 두 달간 총 40건의 주최 행사에서 1회 용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1회 용품 안 쓰기'를 유도한 행사는 5건에 그쳤다. 

1회 용품을 사용한 행사는 ▲회의 ▲간담회 ▲워크숍 ▲축제 ▲토론회 ▲기념식 등으로 다양했다. 주최 및 주관기관도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의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재)국제기후관경센터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으로 여러 곳에 달했다. 

가장 많이 사용한 1회 용품은 '페트 생수병'과 '플라스틱 컵'이었다. ▲행사 전단지 ▲풍선 ▲비닐장갑 ▲비닐봉지 등의 행사 관련 용품이나 ▲종이컵 ▲빨대 ▲나무젓가락 ▲접시 등 식품용기도 주를 이뤘다. 이중 '행사 전단지'는 대다수 시민이 1회용품으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지도 및 홍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소수지만 긍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광주국제교류센터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등에서 주관한 행사에서는 일회용품 없는 비건 다과, 공유텀블러사용, 손글씨 부스 안내 피켓, 다회용 식기 대여, 발표자료 온라인 공유, 행사 홍보시 텀블러 지참안내 등 다른 행사에서도 활용할 만한 1회용품 안쓰기 조치들을 시행됐다. 

광주광역시는 2019년 전국 최초로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제한 조례'를 제정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오는 11월 24일부터는 편의점, 제과점 등 민간 부분 매장에서 1회용품 제한 확대까지 예정됐다. 

이런 가운데 정작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이 무분별하게 1회용품을 사용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사)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생태국장은 “민간을 독려하고 관리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1회용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라며 “지자체장 및 기관장들도 SNS 혹은 행사 관련 보도자료에 1회용품 관련 사진을 버젓이 게재해놓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후위기 등과 맞물려 ‘1회용품 사용 줄이기’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연합(EU)은 2022년 10대 플라스틱 품목(식기류, 빨대, 면봉 등) 시장출시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에서도 1회용 비닐봉투 억제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1회용품은 한번 사용하고 폐기되기 때문에 자원의 낭비가 심할 뿐만 아니라 많은 양의 폐기물을 발생 시킨다.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재활용이 어렵고 처리도 어렵다. 

광주광역시 자원순환정책팀 관계자는 "우리가 해당 시민단체에 모니터링을 직접 의뢰한 것"이라면서도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과도기여서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그만 행사 등에서는 '다회용 컵 및 공유 텀블러 대여 사업'도 진행했었고, 공공기관 주최 행사가 열리면 사전에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라'는 공문도 보내왔었다"라며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자치구 축제,행사 등에 지원도 하고, 시(市) 출연기관 경영평가 지표에 반영하는 등, 공공기관이 앞장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기관 1회용품 사용실태 모니터링단’은 11월 말까지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며, 이후 최종 모니터링 결과와 정책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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