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산’ 전남서 이틀간 축구장 875개 산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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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산’ 전남서 이틀간 축구장 875개 산림 탔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23.04.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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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순천 625㏊ 잠정 집계…지난해 전체 피해 10배
양봉장·공사장 주변서 불길 시작 추정…“엄정 대처”
올 1월~4월 2일 산불 41건, 79.42㏊소실 잠정 집계
4일 오후 함평군 대동면 연암리 한 야산에서 헬기가 전날 발생한 야산 불을 끄기 위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4일 오후 함평군 대동면 연암리 한 야산에서 헬기가 전날 발생한 야산 불을 끄기 위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타임즈]식목일을 코앞에 두고 함평·순천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 만에 꺼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단일 축구장 875개 면적에 이르는 막대한 산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함평군 대동면 연암리 야산 일원에서 번진 산불이 꺼졌다. 전날 낮 12시 19분 발생 이후 27시간 41분 만에 주불을 끈 것이다.

이 불로 임야가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보이는 산불 영향 구역은 475㏊로 추산됐다. 또 유명 전통주 제조 시설인 복분자 가공식품 공장 4개 동과 축사·비닐하우스 각 2동이 탔다. 불길을 피해 주변 민가 주민 43명이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 당국은 양봉장 주변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10분께에는 순천시 송광면 야산 일원에서 번지던 산불도 꺼졌다.

발생 이후 25시간 이어진 산불로 임야 150㏊가량이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산림 당국은 보고 있다. 또 주변 평촌·산청 마을 81가구 89명이 대피했다.

주변 공사장에서 산불이 시작된 것으로 산림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앞서 산림 당국은 전날 오후 함평·순천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자 가용 장비·인력을 모두 투입해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거센 지형과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함평에는 전날 밤 10시 30분, 순천에는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전남에선 최근 10년 사이 처음 내려진 ‘3단계’ 대형 산불이다.

이틀 간 진화 작업에는 두 지역을 통틀어 지자체 임차·산림청·소방·군 등 헬기 23대(함평 11대·순천 12대)가 투입됐다. 또 살수차 등 진화장비 100여 대와 인력 1500여 명이 총동원됐다.

이틀 간 함평·순천에서 난 산불로 인한 임야 피해 면적 625㏊(62만5000㎡)는 단일 규격 축구장(7140㎡) 875개에 달한다. 단 2건의 산불 피해 규모는 지난해 전남 지역 산림 소실 면적 62.56㏊(55건)을 10배 이상 뛰어넘었다.

함평·순천 산불 발생 이전인 지난 4월 2일 기준 전남의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축구장 약 111개에 달하는 79.42ha(41건)로, 지난해 피해 규모를 이미 웃돌았다.

산림 당국은 정확한 화인과 피해 면적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실수로 불을 낸 산림보호법 위반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 처벌한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산림보호법에 따라 철저히 현장 조사를 벌여 산불 가해자 검거·처벌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산림 담당자는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발생하면 거세게 확산해 진화도 어렵고 피해를 키운다”며 “산불 발생 자체를 막기 위해서는 산림 인근에서 화인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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