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살아숨쉰다” 영남대생들 5·18민주묘지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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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정신 살아숨쉰다” 영남대생들 5·18민주묘지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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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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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40명 광주 찾아 오월정신 연대·계승 다짐
전일빌딩·옛 전남도청 등 주요 항쟁 사적지 답사도
영남대 학생 평화 답사단이 지난 8일 광주 5·18민주묘지 내 김경철 열사 묘 앞에 모여 유족이 남긴 비석 글귀를 읽고 있다.    /뉴시스
영남대 학생 평화 답사단이 지난 8일 광주 5·18민주묘지 내 김경철 열사 묘 앞에 모여 유족이 남긴 비석 글귀를 읽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한 달 남짓 앞두고 경북 지역 대학생들이 광주를 찾아 항쟁 의의를 되새겼다.

영남대학교 재학생 40명은 지난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오월영령 앞에 분향·참배했다.

학생들은 영남대 개설 교양 강의인 ‘공정과 평화로 가는 길’(김문주 교수) 수강생들이다. 5·18 항쟁 역사를 바로 알고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자 7주차 강의를 대신해 이날 광주 평화 답사에 나섰다.

학생들은 박진우 5·18기념재단 오월학교 교육부장의 안내에 따라 최미애·조사천·김경철·문재학·안종필·윤상원 열사 묘와 행방불명자 묘역, 유영봉안소 등지를 차례로 둘러봤다.

학생들은 항쟁 당시 참혹했던 계엄군 무차별 진압 실상과 안타까운 사연에 귀 기울이며 시종일관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특히 계엄군의 무자비한 구타로 숨져 항쟁 최초 희생자로 기록된 청각장애인 김경철 열사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눈을 지긋이 감거나 표정이 굳어졌다.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이예인(25)씨는 김 열사 유족들이 묘비에 남긴 글귀를 소리 내 읽다가 ‘단 한번이라도 아빠 얼굴 보고 아빠를 불러보고 싶은 이 소망 아실련지’ 구절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씨는 “참배에 앞서 강의 시간에 미리 받아 공부한 책자와 영상 자료 등을 통해 열사들의 이야기를 접했지만 직접 묘비명을 읽다보니 울컥했다. 특히 가족 중 청각장애인이 있어 유족들의 마음이 더 전해지는 것 같았다”며 “묘지를 둘러보니 열사의 삶과 항쟁 정신이 곁에서 살아 숨쉬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방불명자 묘역에서는 “유족들은 아직도 애타게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찾고 있다”는 말에 학생들은 두 손을 모으거나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날 답사에서는 1980년 당시 경북대 1학년생으로 대구에서 5·18을 알리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하다 연행, 고문 후유증 끝에 지난 2018년 별세한 고 권순형씨의 사연도 소개됐다.

학생들은 민주주의와 무도한 국가 폭력 앞에 영·호남이 함께 맞섰던 역사도 되새겼다.

유일한 광주 출신인 영남대 약학부 2학년 김정재(21)씨는 “학우들이 오월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항쟁의 숨결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5·18이 광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함께 오월 정신을 기리고 계승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기들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도 찾아 합동 참배했다. 열사들의 삶을 기억하며 각자 묘 앞에 국화도 놓았다.

오후에는 계엄군 헬기 사격 현장인 전일빌딩245(옛 전일빌딩)과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등지를 답사한다. 이어 조선대학 학생들과 함께 ‘5·18 영·호남 학생 교류 행사’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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