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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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청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2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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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 최석승

[문화=광주타임즈] 2014. 4. 16. 08:49(甲午년 戊辰월 丁巳일 甲辰시)
거친 물결에 하늘도 울고 땅은 통곡하는 비운의 아침
들뜬 기분으로 여행길에 올라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꿈을 안고 즐거워라 해맑은 웃음소리 뱃전을 울렸건만
순간의 아비규환 운명의 장난치고 가혹하구나.

안개 자욱한 아침 선상에서 햇살 받아 종알대며
시름 털고 쪽빛바다 넘실대는 진도를 지나는데
무경험 무원칙 무식이 476명의 가슴을 도려내니
온 세상을 울음바다로 몰고 간 아비규환의 순간
302명의 희망을 송두리째 꺾어버리고
꽃다운 청춘을 불살라 버리니 이 무슨 변고인가.

꽃보다 아름답고 수정보다 맑은 우리내 자식들
꿈도 희망도 크고 포부도 당당한 사랑하는 아들딸
순진하기 그지없는 우리의 귀염둥이들 어찌할꼬?
금수만도 못한 무지몽매한 말만 믿은 청순함
움직이지 말라는 후한무치들의 말을 믿었단 말인가!

차디찬 물속 깜깜한 구석에 갇혀 허우적거리며
살려고 몸부림친 그-모습이 억장 매이게 하는 구나
별도 달도 햇살도 비추지 않은 차가운 선실에서
삶의 희망의 끈을 잡지 못하고 영혼으로 맴도니
창공을 헤매며 원한의 눈물 온-세상 내리는 구나

못다 핀 청춘들의 원혼들이여!
이제라도 천상에 꽃피워 큰 꿈을 키우소서
그대들의 고귀한 희생은 어른들을 깨우치게 디딤돌이 되고
천추만대 햇불 밝혀 무지몽매함을 일깨운 희생양이 되었으니
희망의 밑거름 되어 후세들에게 교훈을 심어주고
원통하고 분한마음 내려놓고 하늘에서 밝히리라

2014. 4. 18 아침 세월호 사고를 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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