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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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오월
  • 광주타임즈
  • 승인 2023.05.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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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가정의 달 오월이다.

가정의 달은 1989년 유엔(UN)의 ‘세계가정의 날’을 계기로 지정됐다. 한국에서는 1994년 시행된 이후 올해 30회를 맞이하게 된다.

여성가족부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 244곳의 가족센터에서 800여 개 가족 참여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1일은 입양의 날,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이다.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한 달 내내 가정과 관련이 있어서 우리는 오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며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보낸다.

가정은 인간이 임하는 최초의 사회적 환경으로, 인간에게 가장 친밀한 혈연 집단인 가족이 동거동재(同居同在)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본거지로 사회와 국가의 최소 단위이면서 기초석이다. 따라서 가정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된다. 그런데 오늘날 가정은 홍역을 치르듯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가난할 때보다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문화생활을 누리면서 더 건강하게 장수하는데도 집안의 문제는 하루도 바람이 잘 날 없이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일어나 상처투성이다. 실로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젊은 부부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녀는 가정과 사회의 새싹이며 희망이며 미래이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결혼하고도 출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니 아주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곤두박질쳤다. 0.7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꼴찌이자 평균(1.59명, 2020년)의 절반도 안 된다. 

2018년(0.98명)에 처음 0명대로 주저앉은 후 계속 감소세다. 2025년엔 0.61명까지 떨어진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니 초저출산으로 국가의 경쟁력이 약화 되고, 기업의 생산인구가 대폭 줄어 인력을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그리고 초중고학교가 점점 폐교되고 더 나아가 지방대학은 생존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인구절벽 현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실로 충격적이다.

어렵게 태어난 아이들도 금이야 옥이야 철저히 개인 중심, 자기중심적으로 키우기 때문에 극히 개인주의자가 된다. 공부는 잘하는데 남을 배려하거나 포용하는 사회성이 떨어져 사회에 나와서 적응을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우리 사회는 효도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불효의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효의 진정한 의미 내지 효심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이다. 과거에는 유교 정신으로 부모님을 잘 모시고 공경하는 문화였으나 작금에는 오히려 부모가 자식의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어버이날을 기해 이미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람은 과거 부모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고맙고 감사한 추모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날이 돼야 하겠고, 부모님이 살아계신 분들은 돌아가신 뒤에 후회하지 말고 살아 계실 때 섬기기를 다해야 할 것이다.

부부도 긴장과 갈등의 관계가 아니라 더 성숙하고 더 아름답게 익어 가도록 서로 조심하면서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서로 동등하고 서로의 맡은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경하고 사랑하고 협력해 자녀를 양육하고 가정을 행복 공동체로 든든하게 세워가야 한다.

가족, 이것은 사람에게 가장 애틋한 단어 중 하나이다. 흔히 동물의 세계에서도 새끼를 보호하고 양육하려는 어미의 본능적 행위가 발견되지만, 인간만큼 가족을 어느 것보다 소중히 여기는 존재는 없다. 그래서 문학, 예술, 영화 등 여러 장르에서 가족은 자주 단골 소재로 활용된다. 그런데 가족은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의 이중성이 있다. 가족과 관련해 일상에서 발견되는 모습들은 사랑, 조화, 희생, 헌신, 양보, 이런 것들로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행동들이다.

특히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마음은 이루 형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가족이 늘 긍정적인 관계에 있지만은 않다. 놀랍게도 가장 비극적인 일들이 인간의 가정에서 벌어진다. 시기, 경쟁, 갈등, 압박, 암투, 폭력 등 가족에서 일어나는 불상사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에 끝이 없다. 인간처럼 가족 때문에 행복하고 또 가족 때문에 불행한 존재는 없다.

오월이 아름다운 가정의 달이 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각자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오월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배치되는 잔인한 달이 되고 만다. 

오월 한 달 동안, 또 일 년 내내 아니 평생에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해서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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